조국 이슈 거치며 두달새 5%P ↑ … 바른정당계 등 이합집산 촉각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이 국민 10명 중 4명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총선을 7개월 앞둔 시점에 무당층의 존재감이 확인되면서, ‘제3지대 세력화’에 탄력이 붙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칸타코리아가 SBS 의뢰로 9일~11일 19세 이상 성인 1,02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지지정당이 없다’거나 ‘모르겠다’는 응답자 비율은 38.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7월 14, 15일 같은 기관이 실시한 조사 결과(33.7%) 보다 약 5%포인트 오른 것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각각 31.1%, 18.8%로, 7월 조사보다 3.7%포인트, 2.6%포인트씩 하락했다.
수치는 차이가 있지만 최근 들어 무당층이 증가 추세라는 점은 계속 확인되고 있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일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에서도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응답은 세달 전(6월 6, 7일)보다 소폭 오른 16.1%였다. 이 조사에서도 민주당, 한국당 지지율이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조국 이슈’를 거치며 ‘기댈 정당이 없다’고 느낀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추석 연휴가 끝난 만큼 무당층 흡수를 목표로 한 제3지대의 이합집산이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의 행동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당권파는 손 대표가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 10%가 안되면 사퇴하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퇴진 압박 수위를 높일 태세다. 하지만 손 대표는 퇴진 거부 뜻이 확고해, 결국 비당권파의 탈당 및 신당 창당 수순으로 가지 않겠냐는 데 무게가 실린다.
이 경우 변수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거취다. 바른정당계 한 의원은 “바른미래당을 함께 창당했던 만큼 앞으로 행보도 같이 할 가능성이 크지 않겠냐”며 “무당층의 존재가 확실해진 이상 한국당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과 결별한 대안정치연대도 신당 창당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김정현 대안정치 대변인은 15일 논평을 통해 “국민은 추석 연휴기간 중 3지대 정당에 상당한 기대감을 보여줬다”며 “대안정치는 추석 민심을 받들어 최대한 각계각층의 뜻을 모아 9월 중 발기인 대회를 마치고, 빠른 시간 내에 창당절차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당은 무당층 표심을 자당이 가져올 것이라 자신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위선자 조국 사퇴촉구 결의대회’에서 “이제 민심이 문재인 정권을 떠나 무당층으로 왔다”며 “무당층을 흡수하도록 정기국회에서 그들의 정책을 낱낱이 밝히는 국정감사로 국민 마음을 모아오겠다”고 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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