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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트 셰임” 비행기 그만 타자는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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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트 셰임” 비행기 그만 타자는 유럽

입력
2019.09.13 10:00
수정
2019.09.1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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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16살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 14일 영국 플리머스에서 요트를 타고 출발해 대서양을 건너 15일 만에 뉴욕에 도착했다. 뉴욕=연합뉴스
스웨덴의 16살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 14일 영국 플리머스에서 요트를 타고 출발해 대서양을 건너 15일 만에 뉴욕에 도착했다. 뉴욕=연합뉴스

유럽에서 비행기를 타지 말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행기가 기후 변화의 최대주범으로 지목되면서다.

영국 BBC가 최근 ‘플라이트 셰임(Flight Shame)’이라 명명한 유럽의 비행기 탑승 반대 운동을 소개했다. 우리말로는 ‘부끄러운 비행’ 정도로 번역되는 플라이트 셰임은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때에 비행기를 타는 데서 느끼는 죄책감 혹은 수치스러움을 이르는 말이다.

비행기는 시간당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운송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환경청(EEA)에 따르면 승객 한 명이 1㎞를 이동하는 동안 비행기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285g으로 버스(68g)의 4배, 기차(14g)의 20배에 가까운 수치다. BBC는 또 런던에서 출발해 모스크바에 이르는 항공편(약 4시간 소요)을 탈 때 ‘탄소 예산’의 5분의 1을 소비한다고 전했다. 탄소 예산은 2030년까지 치명적인 수준의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한 사람이 1년 동안 배출 가능한 탄소의 양을 말한다.

비행기가 배출하는 가스는 이산화탄소뿐만이 아니다. 비행운(차고 습한 대기 속을 나는 항공기의 뜨거운 배기가스와 찬 공기가 혼합해 만들어진 구름) 속 수증기나 산화질소까지 더하면 비행기의 배출가스 양은 최소 두 배가 될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운동이 시작된 곳은 스웨덴이다. 플라이트 셰임 역시 스웨덴의 ‘플뤼그스캄(flygscam)’에서 비롯한 말이다. 반대로 ‘탁쉬크리트(tagskryt)’는 비행기 대신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기차로 여행하는 데서 오는 자부심을 이른다. 2017년 스웨덴 가수 스태판 린드버그가 지구를 위해 항공 여행을 그만두겠다고 발표하자 운동선수나 오페라 가수 등 유명인사들이 동참하면서 빠르게 확산됐다.

스웨덴에서는 운동의 확산으로 여행 패턴도 바뀌고 있다고 BBC는 분석했다. 스웨덴 공항을 운영하는 국영 스웨다비아는 지난해 국내 승객 수가 3% 감소했으며,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가 그 배경이라고 발표했다. 세계자연기금(WWF) 역시 기후 변화 우려로 지난해 스웨덴 국민의 23%가 항공 여행을 줄였다고 분석했다. 영국에서도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는 FlightFree2020 캠페인을 시작한 데 이어 캐나다, 벨기에, 프랑스 등지에서도 비슷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운동이 일부 부유한 유럽 국가에서나 가능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철로가 잘 깔려 있고 국가들이 서로 가까이 붙어 있는 유럽과 달리 미국에서는 비행기 외에 선택지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인도나 중국 등지에서 중산층의 항공기 이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이 운동의 진정한 파급력은 아시아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이미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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