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중량 증가, 궤도 조정 탓… “일정 변경 되풀이 돼선 안 돼”

우리나라 달 탐사 일정이 또 변경됐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국가 차원의 달 탐사 계획을 세운 뒤 12년 동안 네 차례나 일정이 조정됐다. 정치적, 기술적 이유로 계획이 오락가락해온 만큼 이번 기회에 탐사 일정 전체를 신중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일 국가우주위원회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를 열고 ‘달 탐사 사업 주요 계획 변경안’을 심의, 확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내년 12월 예정됐던 달 궤도선 발사는 19개월 뒤인 2022년 7월로, 달 궤도선 목표 중량은 기존 550㎏에서 678㎏ 수준으로 조정됐다. 실무위는 달탐사사업단과 우주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달 탐사사업 점검평가단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 같이 결정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0일 세종시에서 개최한 국가우주위원회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이 '달 탐사 사업계획 변경안'을 심의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달 주위를 돌며 과학 임무를 수행하는 달 궤도선은 현재 설계도 완료되지 못했다. 궤도선을 우주로 싣고 갈 탑재체와 연료탱크 등을 포함한 총 중량이 당초 예상(550㎏)보다 128㎏ 늘었기 때문이다. 이를 둘러싸고 개발에 참여한 연구자들 사이에서 지난해부터 갈등이 불거지며 발사 연기 가능성이 제기됐다(본보 6월 14일자 8면). 임무 기간을 줄이거나 연료탱크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과, 기존 설계대로 제작해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맞서면서 1년 가까이 개발에 진척이 없었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지난 1월 점검평가단을 구성해 해법 찾기에 나섰다. 점검평가단은 설계를 현 상태로 유지하되 목표 중량을 678㎏으로 조정하고, 발사 시기를 2022년 7월로 늦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연료 소모를 줄이기 위해 당초 원 모양이던 궤도를 타원과 원 모양 궤도를 병용하는 방법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최석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장은 “달은 중력장이 균일하지 않아서 궤도선이 원 궤도를 유지하는 데 연료가 많이 든다”며 “타원 모양으로 돌면 고도 조절에 쓰이는 연료가 줄어 수명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달 탐사 일정 변경 과정. 그래픽=송정근 기자

2007년 노무현 정부는 2020년 달 궤도선, 2025년 달 착륙선을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달 착륙선은 달 표면까지 내려간다. 2013년 박근혜 정부는 이 계획을 각각 2017년, 2020년으로 앞당기면서 과학을 정치적으로 무리하게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예산 부족 때문에 달 궤도선 발사는 2018년으로 다시 조정됐다. 이후 문재인 정부는 달 궤도선을 2020년 12월, 착륙선을 2030년 이전 발사하기로 일정을 되돌렸다. 그런데 이번엔 예상치 못한 기술 문제가 불거져 달 궤도선 발사가 늦춰진 것이다.

과학계에선 탐사 기술 개발이 처음인 만큼 또 다른 기술 난관이 생길 수 있으니 궤도 변경 등에 대한 기술 검토를 충분히 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학계 관계자는 “달 탐사 계획이 정치적 이유로 흔들리는 일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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