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 전날 민주당 법사위 위원들에겐 문자로 감사 뜻 전해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8일 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들에게 감사 문자를 보냈지만 금태섭 민주당 의원은 이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장관이 금 의원에게 실제 감사 문자를 보내지 않았는지, 보냈는데 다른 문자에 묻혀 금 의원이 인지를 못했는지 등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청문 국면에서 자신을 적극적으로 옹호한 의원들에게 감사를 전한 반면 쓴소리를 했던 의원은 ‘패싱’한 셈이 됐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장관은 청와대의 공식 임명 전날 밤 일부 의원들에게 “내일 어떤 결정이 내려지건 부족하고 흠결이 많은 사람임을 알면서도 저를 성원 지지해주셨던 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으며 살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수신자는 지난 6일 청문회에 참석했던 민주당 법사위 의원들과 적극 지지를 표명했던 일부 의원들이었다고 한다. 다만 청문위원이자 서울대 법대 대학원 사제지간의 인연이 있는 금 의원의 경우 이날 오후까지 문자를 받지 못했다. 금 의원 측은 “문자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말을 아꼈다.
이를 두고 금 의원이 청문회에서 조 장관에게 비판을 가한 것이 감사 문자를 보내지 않은 이유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실제 금 의원은 6일 국회 인사청문회 당시 후보자 엄호사격에 나선 여당 의원들과 달리 ‘언행이 불일치했다’ ‘공감능력이 없다’ 등 조 장관의 부적격 사유를 들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금 의원은 특히 “후보자의 언행 불일치에 대한 젊은이들의 정당한 분노에 동문서답 식 답변을 해서 그들의 상처를 깊게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고 묻기도 했다.
청문회 이후 “여당 의원들 중 유일하게 날카롭게 의혹을 제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호평이 나왔지만, 조 후보자 지지층으로부터는 2,500건 이상의 항의성 문자 폭탄과 악성 댓글이 쏟아지기도 했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금 의원 발언이 해당 행위에 해당한다는 비판과 출당을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금 의원은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1992년 제34회 사법시험을 거쳐 검사로 일했다. 조 장관과는 같은 법학과 동문이고, 대학원 박사과정 때 조 장관이 지도교수를 맡아 사제지간 인연이 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