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는 7일 제13호 태풍 '링링'에 대응하기 위해 재난방송을 긴급 편성하고 지역·부문별 태풍 피해 방지 작업 현황을 상세히 소개했다. 사진은 중앙TV 방송 화면 캡처로, 내각 산하 수도건설위원회가 방재 작업에 동원된 모습. 연합뉴스

제 13호 태풍 ‘링링’이 7일 북한을 휩쓸고 지나간 가운데, 북한 당국은 피해 상황을 알리는 중계 방송을 하면서 민심을 챙기는 태도를 취했다. 북한이 재해 중계 방송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8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7일 태풍 13호의 영향으로 13시경 황해남도 벽성군에서 초당 20m 이상의 센 바람이 불면서 읍에서 옹진방향으로 2㎞정도 떨어진 지점에 있는 콘크리트 전주 1대가 넘어졌다”고 보도하는 등 피해 내용을 상세히 알렸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까지 5명 사망 등 총 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전국적으로 210여동 460여세대 살림집과 공공건물 15동이 완전 및 부분적으로 파괴되거나 침수되고, 여의도 면적(2.9㎢)의 157배에 달하는 4만6,200여정보(약 458㎢) 농경지에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8일 북한 조선중앙TV가 태풍 '링링'으로 인해 건물 지붕이 파손된 모습을 보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7일 오전 10시부터 관영 조선중앙TV에 2, 3시간 간격으로 재난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태풍 이동 경로와 당국의 방재 노력 등을 알리는 내용 위주의 방송이었다. 해주, 개성 등의 마을이 입은 침수 피해도 방송을 통해 공개했다.

북한이 재난 방송을 편성해 태풍 링링에 적극 대응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해 태풍 관련 사항을 점검한 뒤 군과 근로자를 투입해 피해 방지와 복구사업을 신속히 할 것을 지시했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인민을 챙기는 모습’을 과시한 것은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와 흉작 등으로 인한 경제난에 따른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노동신문은 “인민군대가 자연재해로부터 인민의 안녕과 생명재산을 지켜내는 것을 응당한 본분으로 여기고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하신 최고사령관(김정은) 동지의 가르치심을 심장에 새기고 인민군인들도 피해 복구를 위한 투쟁에 진입했다”며 김 위원장의 노력을 부각시켰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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