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저조한 타율을 딛고 3할대 타율로 반등한 최정. SK 제공

현역 최다 홈런타자 최정(32ㆍSK)이 자신도 모르게 몸에 밴 홈런 스윙을 버리고 정교함을 찾았다. 전설을 향해 한방 욕심을 낼 법도 한데, 홈런 얘기만 나오면 손사래를 친다. 지난해 만족스러웠던 홈런 수치(35개)에 비해 2007년 이후 최악의 타율(0.244)을 찍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염경엽 SK 감독은 이번 시즌 전 스프링캠프에서 “최정이 반등할 방법을 찾았을 것”이라고 했지만 올해도 과정은 썩 좋지 않았다. 5월까지 타율 0.263, 10홈런에 그쳤다. 타격 부진은 반발력이 줄어든 공인구 영향도 있었다.

슬럼프를 탈출하기 위해 최정은 변화를 줬다. 방망이 무게를 900g에서 880g으로 줄였고, 방망이를 잡는 위치도 살짝 올렸다. 빠른 배트 스피드와 간결한 스윙으로 공을 강하게 때리려고 한 결과, 6월 한 달에만 홈런 10개와 0.447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도 0.315까지 치솟았다. 7월 들어 잠시 주춤했지만 금세 반등 계기를 만들어 꾸준히 3할 타율(5일 현재 0.308)을 유지하고 있다.

최정은 “6월에 한참 좋았다 7월에 귀신에 씌었는지 방망이가 안 맞아 혼자 고민을 많이 하고 스트레스도 받았다. 하지만 멘탈을 잡으려고 했다”며 “올해 타율을 좀 올리고 싶었는데, 현재까지는 운도 좀 따라줘 계획대로 잘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예전보다 방망이를 짧게 잡고 치는 최정. SK 제공

시즌 홈런은 26개로 4년 연속 30홈런까지 4개 만을 남겨놨다. 본인 스스로 홈런타자 유형이 아니라고 해도 꾸준히 쌓은 통산 홈런 기록은 역대 5위에 해당하는 332개다. 현역 타자 중에는 단연 1위다. 2위는 이대호(롯데)의 311개다. 통산 홈런 1위 이승엽(467개)과 아직 거리가 있지만 2위 양준혁(351개), 3위 장종훈(340개), 4위 이호준(337개)의 기록은 사정권이다. 최정이 30대 초반인 나이를 감안하면 불멸의 기록처럼 여겨지는 이승엽을 넘어설 수도 있다.

하지만 최정은 통산 홈런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그는 “기록을 잘 안 본다. 달성한 기록도 전광판에 나온 걸 보고 안다”면서 “홈런을 의식하면 밸런스나 스윙이 망가지는 걸 (작년에) 경험했기 때문에 더 그렇다”고 밝혔다. 이어 “2016년과 2017년에 2년 연속 40홈런을 치다 보니까 어느새 큰 걸 치려는 스윙이 몸에 배어있었다”며 “그러다 보니 타이밍이 늦어 결과가 안 좋았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최정은 지금처럼 콘택트 위주의 스윙을 하며 꾸준히 좋은 타격 감을 유지하는 루틴을 정립하려고 한다. 그는 “슬럼프가 오더라도 짧게 가져가는 게 좋은 타자”라며 “나중에 나이가 더 들고 체력도 떨어지고 할 텐데, 기복을 줄이는 나만의 것을 정립해놔야 그 때도 지금과 비슷한 결과를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굳이 홈런 목표를 꼽자면 은퇴할 때까지 매년 두 자릿수는 치고 싶다”고 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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