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봉사상 준 기억 없다” 에 조국 “표창장 받은 건 사실” 부인… 대학 “자료 없어”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28)이 대학 입학 때 제출한 자기소개서의 표창 내역이 허위로 작성됐다는 의혹이 동양대 총장으로부터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태가 커지자 대학 측은 “말이 와전됐다. 자료가 남아있지 않다”며 확인 불가 입장을 밝히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조 후보자의 딸이 2014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지원할 당시 제출한 자기소개서와 표창내역에 따르면 ‘모 대학 총장이 준 봉사상’ 수상경력이 포함돼 있다. 모 대학은 경북 영주의 동양대로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57)씨가 교양학부 교수로 있는 곳이다.
발단은 최성해 동양대 총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최 총장은 4일 “봉사상을 준 기억이 없다. 결재를 한 적이 없다. 대학 총무과에 시상 목록을 적은 대장에도 없었다. 총장 직인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보고 없이 상을 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사실확인을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국 후보자는 “동양대로부터 표창장을 받은 것을 사실”이라고 주장하면서 진실공방으로 증폭됐다.
조 후보자 반박 후 대학 측 주장이 바뀌었다. “총장이 기억나지 않아 시상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을 실제로 표창장을 주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대학 측은 “정 교수가 영어영재센터장을 맡은 2013년 3월 이후 딸이 총장상을 받았을 경우 문서보존기간 5년이 지나 남아있지 않고, 실제 봉사활동을 했는지도 확인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리고는 산하 기관이 임시방편으로 총장 직인을 찍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덧붙였다. 대학 관계자는 “총장상은 여러 학과와 산하 기관에서 기본 서식에 내용을 작성해 총장 또는 부총장 등의 결재를 받아 직인을 찍는 방법으로 준다”며 “졸업장 봉사상 수료증 계약서 등 총장 직인을 사용하는 경우가 워낙 많다 보니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했다.
최 총장은 이날 오후 5시쯤 ‘총장 담화문’을 통해 ‘언론의 보도경쟁으로 행정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며 ‘검찰이 압수수색으로 중요 자료들을 수거해 수사 중이기 때문에 어떠한 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최 총장 발언에서 불거진 의혹에 대해 사후 입단속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정 교수가 “딸의 표창장이 정상적으로 발급됐다는 반박 보도자료를 써달라”고 동양대 측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학교 측에 따르면 정 교수가 동양대 고위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딸의 의전원 입학이 취소될 수 있으니 총장 표창장 발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반박 보도자료를 내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사실대로 말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 같은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영주=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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