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6일 서울시향과 협연
만프레트 호네크. 서울시향 제공

“말러 교향곡 1번은 마치 어둠에서 빛으로 향하는 여정과 같죠.”

1888년 말러가 작곡한 교향곡 1번 ‘타이탄(거인)’은 유독 세계 거장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다. 자연을 닮은 주제부터 박력 있고 엄중한 멜로디까지 다양한 범주를 넘나들어 연주자들이 기량을 뽐낼 수 있는 작품이라서다. 지난 3월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이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내한했을 때, 지난해 11월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한국을 찾았을 때 이 곡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양한 변주가 제시되는 만큼 지휘자와 연주자의 미묘한 해석 차를 맛볼 수 있어 청중 입장에서도 반갑다.

5, 6일 ‘말러 스페셜리스트’라 불리는 또 한 명의 거장이 한국을 처음으로 찾는다. 미국 피츠버그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장인 만프레트 호네크(61)다. 정밀한 곡 해석에 강점을 지녔다는 평을 받는 호네크는 이틀간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과 ‘말러 교향곡 1번’으로 호흡을 맞춘다. 호네크는 최근 한국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복잡 미묘한 말러의 세계를 청중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많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호네크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비올리스트) 출신이다. 비슷한 시기 이탈리아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보조지휘자, 빈 청소년 교향악단의 지휘자로 활동했는데, 이때의 경험이 그를 지휘자의 길로 인도했다. ‘건강하고 균형감각 있는 해석의 지휘자’ ‘고전을 가장 통찰력 있게 들여다보는 지휘자’ 등의 평가를 받아왔다.

만프레트 호네크. 서울시향 제공

호네크의 ‘말러 교향곡 1번’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말러의 세계에 깊이 들어가서 이 음악에 내포된 자연에 대한 인상, 오스트리아 민속음악으로부터의 영향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곡에는 매우 고요하고 평화로운 부분도 있고, 사랑하는 이에게 거절당한 절망의 감정도 있지요. 곳곳에서 뻐꾸기와 같은 자연의 소리를 내야 하기도 하고요. 1악장 전체가 가사가 없는 노래와 같고, 시골 풍인 2악장에는 다소 투박한 오스트리아의 민속춤인 랜틀러 리듬이 쓰여요. 랜틀러 리듬은 도시적인 왈츠처럼 잘못 연주되기도 하는데, 말러의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저의 이번 한국 공연 목표입니다.”

호네크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와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도 협연한다. 테츨라프는 서울시향이 선정한 올해의 음악가이기도 하다. 호네크는 “제가 상임 지휘자로 있는 피츠버그 심포니가 테츨라프와 베토벤 협주곡을 연주한 적이 있다”며 “세밀한 분위기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작품의 큰 철학을 담아내는 그의 연주 스타일에 설득됐다”고 말했다. 호네크의 공연은 5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6일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각각 열린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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