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서자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고, 자유한국당은 인사청문회 보이콧 여부를 거론하고 나섰다. 말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검찰 수사에 개입하고 관여해 온 습성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검찰의 압수수색을 뒤늦게 인지한 청와대는 구체적인 언급은 아끼면서도 강한 불쾌감과 당혹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청문회 임박 시점에서의 공개 수사를 두고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이라는 견해를 표출하고 있다. 민주당도 28일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고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등을 문제 삼고 나섰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는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여권의 지적이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료 확보의 시급성과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했다는 검찰 설명은 수긍할 만하다. 검찰이 수사를 미적거리거나 청문회 통과 이후 수사에 나섰을 때의 정치적 부담을 감안하면 여권으로서는 검찰을 타박할 것만도 아니다. 오히려 검찰 수사에 관여하는 듯한 태도가 더 우려스럽다.
자유한국당이 검찰 수사를 계기로 조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고 청문회 거부 운운하는 행태는 더 한심스럽다.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검찰 수사 과정이 후보자 사퇴나 인사청문회 보이콧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엄연히 법으로 정해진 인사청문회를 무시하는 것은 다분히 정략적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검찰 수사를 조 후보자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짜맞추기 수사라고 단정짓는 것도 지나친 억측이다.
지금은 검찰 수사는 수사대로 해 나가면서 청문회는 청문회대로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정치권이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치려 하거나 청문회를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이용하려는 모습을 국민이 곱게 볼 리가 없다. 먼저 검찰 수사를 차분히 지켜본 뒤 반응을 보여도 늦지 않다. ‘윤석열 검찰’도 이번 수사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 의지를 판단하게 되는 첫 시험대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치적 의도를 의심받지 않도록 오직 진실 규명 차원에서 접근해야 뒤탈을 남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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