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과된 21일 오후 GTX B노선 시작점으로 알려진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일대의 모습. 인천=연합뉴스

인천 송도에서 서울역을 지나 경기 남양주 마석을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조사를 통과하면서 노선이 지나는 지역의 주택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서울로의 이동시간이 지금보다 2배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간 서울 접근성이 떨어졌던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제 착공까지는 많은 관문이 남은 데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도 여전한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노선 끝단 송도ㆍ남양주 집값 상승 기대감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의 예타 조사를 통과한 GTX-B 노선은 인천 송도에서 출발해 서울 여의도와 용산, 서울, 청량리를 거쳐 남양주 별내와 마석까지 이어지는 총 길이 80.1㎞에 이르는 민간투자철도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5조9,000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노선이 지나는 지역을 따라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우선 노선 양 끝에 위치한 송도와 남양주 부동산 시장의 기대감이 부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두 지역 모두 서울과 직접 이어지는 교통망이 전무했다. 송도의 경우 인천지하철 1호선에서 서울지하철 1호선과 공항철도로 갈아탄 뒤 서울로 이동할 수는 있지만 서울까지 한번에 연결되는 철도망이 없는 상태다. 앞으로 GTX-B노선이 개통되면 현재 지하철이나 버스로 1시간30분가량 걸리는 서울역을 27분만에 도달할 수 있다.

GTX-B 노선 중 별내와 평내호평, 마석역이 위치한 남양주 마찬가지다. 남양주 다산신도시의 경우 지하철 8호선 연장안이 추진됐지만, 그 밖의 다른 지역은 교통 편의성이 떨어졌다. 청량리역까지 이동할 수 있는 경춘선도 배차 간격도 20~30분으로 넓어 서울까지 가는 길이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GTX-B 노선이 뚫리면 교통 편의성이 대폭 개선돼 입지적 가치가 크게 높아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노선 끝단에 위치한 지역들의 교통환경 개선에 따른 접근성 향상으로 장래 유동인구와 부동산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노선도. 김문중 기자

실제 이들 지역에서는 이미 집값 상승 기대감도 나타나고 있다. GTX-B노선의 송도 쪽 시작점으로 예상되는 인천대입구역 인근에 위치한 ‘송도더샵퍼스트파크’ 전용 84m²의 8월 시세(KB부동산 기준)는 6억7,500만원으로 연초(6억5000만원)보다 2,500만원 올랐다. 송도 ‘베르디움더퍼스트’의 경우 이달 초 3억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3억8,000만~4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남양주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지난달 29일 이후 4주 연속 오름세(한국감정원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주 KB부동산 리브온 조사에서도 남양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에 비해 0.12% 오르며 과천(0.19%)과 분당(0.14%)에 이어 경기에서 세 번째로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경기도 평균 상승률(0.01%)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관계자는 “GTX-B노선 예타 통과로 그간 주춤했던 투자 수요 문의가 점차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도 노선이 지나는 신도림과 청량리, 망우의 역세권 아파트가 수혜를 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장기적 관점에서 지켜봐야

다만 단기간에 가파르게 집값이 오르긴 어려운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서 GTX-B 노선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2014년 한차례 예타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최근 재검토를 앞두고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조기 통과를 예고했던 터라 개통 효과가 이미 집값에 일부 반영됐다는 것이다.

또 대출과 청약, 세제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여전히 강력해 시장이 들썩거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이 여전히 유효하고, GTX-B노선이 이르면 2027년에야 개통하는 만큼 집값의 가파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는 이르면 2022년 말 공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앞으로 기본계획 수립 용역, 교통 및 환경영향평가, 사업자 선정 등 착공까지 많은 관문이 남아 있는데다. 주민들이 노선을 바꿔달라고 요구하거나 토지보상 과정에서 사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함영진 랩장은 “예타 통과는 GTX사업이 어긋날 것이란 불확실성만 사라진 것일 뿐 사업 지연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단기 가격 상승 기대보다는 긴 호흡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