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무장관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을 놓고 여야 공방이 격화하는 가운데 조 후보자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면서 “국민청문회가 준비될 경우 당연히 출석해 답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을 놓고 여야 간 공방이 치열하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3일간 하자고 제안했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국민적 의혹이 워낙 많아 하루로는 모자란다는 것이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역대 이번보다 의혹이 많은 청문회가 있었나”라며 “(여당이) 하루만 고집한다면 야당은 청문회를 보이콧하고 특검과 국정조사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청문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한국당이 청문회 날짜를 잡지 않고 정략적으로 임한다면 국민청문회를 해서라도 국민들께 내용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주장하는 3일 청문회 대신 한국당을 제외한 국민청문회 형식의 단독 청문회를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조국 후보자도 “국민청문회가 준비될 경우 당연히 출석해 답하겠다”고 했다.

현행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청문회 기간이 ‘3일 이내’로 돼 있어 ‘3일 청문회’가 위법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무위원의 경우 하루, 국무총리는 이틀을 해왔던 게 관례이다. 한상혁 조성욱 등 나머지 장관 후보자 6명에 대한 인사 검증에는 사실상 손을 놓은 채 조 후보자를 집중 공격하는 의도는 뻔하다. 조 후보자에 대한 정치 공세를 추석 직전까지 끌고가 문재인 정권에 최대한 흠집을 내겠다는 것이다. 청문회를 보이콧할 것처럼 시간을 질질 끌다 총리 청문회보다 더 긴 ‘3일 청문회’를 다시 고집하는 건 정략적 의도가 개입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일본의 경제 보복이 초래한 지소미아 중단 결정을 여권의 국면전환용 카드로 몰아가는 것도 지나친 정치 공세일 따름이다.

민주당의 국민청문회도 말이 안 되긴 마찬가지다. 누구를 상대로 어떤 형식의 청문회를 열겠다는 건가.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데다 현실성도 떨어진다. 여야는 조국 청문회를 정략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 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이달 말까지 청문회를 열어 조 후보자의 직무수행 능력과 도덕성을 검증하는 게 옳다. 여야는 정치 공방을 중단하고 조속히 청문회 일정에 합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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