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이유로 수출 규제한 日이 원인 제공
아베, 백색국가 제외 강행 말고 대화 나와야
한미동맹 공조 강화로 안보 우려 해소하길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청와대에서 ‘한일간 군사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GSOMIA)’ 종료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가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을 종료하는 초강경 조치를 취했다.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결과 브리핑에서 “일본이 명확한 근거 없이 한일 간 신뢰 훼손을 이유로 백색국가(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함으로써 안보협력 환경에 중대한 변화가 초래됐다”면서 “정부는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속시키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일본이 우리를 사실상의 ‘안보적성국’으로 간주한 만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의 책임이 일본에 있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 정부의 결정은 타당하다고 본다. 다만 이번 조치로 인해 일본의 추가 경제보복과 미국과의 안보협력 차질, 국내 갈등 등이 우려되는 만큼 후유증 최소화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한다.

지소미아는 2016년 체결 당시부터 비판이 많았지만, 한반도 안보 상황과 한미일 3각 안보협력체제의 필요성 등을 감안해 이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일본은 수출 규제에 이어 백색국가 배제 조치까지 강행하면서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위한 기반을 허물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등을 통해 외교적 해법을 찾자는 우리 정부의 지속적인 요구를 계속 외면한 것도 일본이다. 우리는 한미연합사 체제를 통해 일본의 이지스함ㆍ첩보위성 취득 정보를 보완할 수 있는 반면 일본은 북중 접경지역 등의 우리 측 휴민트(인적 정보)를 대체하기 어려워 애초부터 정보 공유 실익도 크지 않았다. 일본이 경제도발을 자행해놓고도 지소미아 연장에 매달리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이 때문이다. 이번 한일 갈등의 원인 제공자인 일본은 지금이라도 일방적인 경제보복 조치를 철회하고 대화ㆍ협상의 장에 적극 나와야 한다.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향후 전개될 여러 상황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대비책 마련 후에 나왔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한일 갈등과 한반도 안보지형, 국내 정치 상황 등에 비춰 일부 후유증도 예상된다. 우선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비춰 미국과 충분한 협의가 있었더라도 안보협력 강화 노력을 한층 배가해야 한다. 이번 결정에 즉각 유감을 표명한 일본이 백색국가 배제 시행령 발효일인 28일 추가적인 경제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커진 만큼 우리 경제와 산업계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정부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어야 한다. 이와 함께 여야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와 국민들 사이의 찬반 의견이 극단적인 국론 분열 양상으로 번지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