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DLF 연결된 10년물 국채금리 -1% 가능성까지 거론 
2019년 5월 16일 독일 브레머하펜 항구에 수출입을 기다리는 차량과 컨테이너가 놓여 있다. 독일 경제는 자동차산업 수출 부진 등으로 인해 2분기에 전 분기 대비 0.1% 역성장했다. 브레머하펜=AP 연합뉴스

자동차산업 등 압도적인 수출경쟁력을 앞세워 유로존을 떠받쳐 왔던 독일 경제가 최근 빠르게 기울고 있다. 올해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2009년 이후 10여년 만에 ‘경기침체’ 국면이 유력해지자 투자심리마저 극도로 위축되면서 최근엔 초장기 채권인 30년 만기 독일 국채마저 마이너스 금리에 진입했다. 조만간 만기를 앞두고 원금 손실 구간에 머물고 있는 한국의 독일 국채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상품 투자자들은 독일 경제의 조속한 회복을 염원하고 있지만, 당분간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높은 상태다.

25일 외신 등에 따르면, 독일 연방통계청은 올 2분기 독일 경제가 0.1% 역성장했다고 밝혔다. 독일 중앙은행(분데스방크)이 최근 보고서에서 “3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 것까지 감안하면, 독일 경제는 2분기와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한 상태다.

통상 분기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기술적 경기침체’라 일컫는데 독일 경제가 경기침체를 겪는 건 2008~2009년(4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이후 10년 만이다.

경기침체 우려의 주된 배경은 최근 세계경제 불황이다. 독일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로화 가치 하락 등에 힘입은 수출 호조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미ㆍ중 무역분쟁으로 세계 교역량이 감소하고, 유로존조차 영국의 ‘노 딜(합의 없는) 브렉시트’, 이탈리아 정치 불안 등으로 경기가 불안하다. 독일 자동차산업조차 핵심 시장인 중국의 신차 수요가 1년 넘게 줄면서 판매 감소에 허덕이고 있다.

산업 부진은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채권값이 치솟아(금리 하락) 10년 만기 독일 국채 금리는 23일 -0.68%로 마감했다.

독일의 경제 규모는 세계 4위이자, 유로존 1위다. 독일의 경기침체는 폴란드, 체코 등 동유럽국은 물론, 유로존 전체의 경기 둔화를 유발할 수 있다. 독일과 유로존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경우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유로존 경기 둔화로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미 -0.4%까지 낮아진 예치금리(일반 은행이 ECB에 돈을 맡길 때 지불하는 금리)를 9월에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예상도 높다. ECB가 부양에 나서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며 독일 국채금리가 상승 반전할 가능성도 있지만 여전히 비관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권도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ECB도 재정 확대 없는 금리인하 만으로 경기가 살아날 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여전히 재정 부양에 미온적인 입장이다. 앞서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이 재정 확대를 거론하며 침체에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옌스 바이트만 독일 연방은행 총재는 24일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경기 부양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최근의 마이너스 금리 현상이 오히려 경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15년 이후 예금금리가 -0.75% 수준인 스위스는 최근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대에 육박하는 등 금리인하를 비웃듯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영국 투자사 M&G의 채권 담당자 짐 리비스는 “예금금리 인하 효과가 없으면 ECB는 금리를 더 내릴 수 있으며, 10년 만기 독일 국채 금리도 -1%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DLF 투자자에겐 암울한 소식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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