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단국대, 논문 1저자 등재 조사위 구성… 조국 딸 입학 취소로 이어질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단국대, 논문 1저자 등재 조사위 구성… 조국 딸 입학 취소로 이어질까

입력
2019.08.23 04:40
수정
2019.08.23 06:55
6면
0 0

결과 나오려면 6개월 이상 걸려… 고려대 “부정 밝혀지면 입학 취소”

강내원 단국대 연구윤리위원장이 22일 오전 경기 용인시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연구위원회 회의실로 들어가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단국대는 이날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기재 과정의 적절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한호 기자.
강내원 단국대 연구윤리위원장이 22일 오전 경기 용인시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연구위원회 회의실로 들어가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단국대는 이날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의 의학논문 제1저자 기재 과정의 적절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이한호 기자.

단국대학교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의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과정의 적절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조씨가 고려대학교 입학 당시 자기소개서에서 해당 논문을 언급한 만큼, 단국대 조사에서 중대한 부정이 발견되면 고려대 역시 입학 과정의 공정성을 되짚어볼 수밖에 없다. 다만 규정상 약 한 달여간의 예비조사를 거쳐 최소 90일의 본조사를 해야하는 데다, 당사자 조사 사안임에도 강제소환이 불가능 해 실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6개월이 넘게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단국대는 22일 오전 경기 용인 죽전캠퍼스에서 연구윤리위원회를 열어 조사위원회 구성을 결정했다. 강내원 윤리위원장(교무처장ㆍ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은 “언론에서 제기된 연구 진실성에 대한 의혹들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라며 “이달 중 조사 위원들을 확정하고 예비조사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국대 조사위가 확인해야 하는 사항은 크게 3가지다. △2007년 6월 30일로 연구가 공식 종료(연구를 발주한 한국연구재단이 지정)된 논문에 어떻게 2007년 7월 23일부터 2주간 인턴을 한 조씨가 제1저자에 등재됐는지 △단국대 연구과제 시스템에 고등학생인 조씨 학위가 어떻게 ‘박사’로 허위 등록됐는지 △조씨의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인턴경력 진위여부 및 당시 학문적 기여도 등이다.

조사 과정에서 부정이나 대가성 청탁 여부 등이 밝혀지면 단국대 내부 연구윤리규정에 따라 ‘부당한 논문저자의 표시’로 판단될 수 있다. 다만 이에 따른 조치는 규정된 게 없다. 연구윤리위원회의 심의에 따라 처분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부정행위 확인 시 조씨의 저자 자격박탈이나 논문취소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논문취소는 ‘논문이 무효’라는 의미로 조씨를 포함한 논문 저자 6명의 자격이 모두 박탈된다.

조씨의 인턴 지도교수였던 단국대 A교수가 “당시엔 (제1저자 게재 관련) 가이드라인이 없었다”고 해명한 점은 조사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단국대 관계자는 “논문 작성 당시인 2009년에 관련 규정이 없었는지는 조사과정에서 확인할 사안”이라며 “만약 규정 부재가 사실이라면 현행 규정을 소급 적용해 처분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 대한병리학회는 조씨가 논문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2주 안에 밝히라고 A교수에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병리학회는 조씨가 1저자가 될만한 연구 기여도가 있는지 2주 안에 소명할 것과 이를 위해 당시 연구 기록과 증거 자료를 함께 제출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는 조씨 논문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단국대 조사에서 중대 부정이 밝혀질 경우 입학취소처리심의 절차 개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 측은 전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당사자(조씨)가 입학사정을 위하여 제출한 전형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된 경우 소명자료 접수, 입학취소대상자 통보 등의 과정을 거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에서 심의가 이뤄진다면 이 논문이 조씨의 합격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중점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 측은 조씨가 입학과정에서 논문 원본을 제출하지 않았고, 생활기록부에는 단국대 의대 소아청소년과학교실에서 이론을 습득하고 연구에 참여했다는 내용만 기술했을 뿐 논문에 대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논문이 언급된 자기소개서와 이를 바탕으로 한 면접 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졌는지를 판단해야 하는데 고려대가 교육부 지침에 따라 2015년 당시 입학 관련서류를 전량 폐기하면서 입증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심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전형자료에 문제가 있었다는 게 뒤늦게 밝혀진다면 고려대의 검증 책임론도 불거질 수 있어 고려대가 소극적으로 조사에 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23일 고려대에서 조씨의 부정입학 의혹을 규탄하는 교내 촛불집회가 열리는 등 조씨의 입학과정에 대한 의혹을 규명하라는 외부 압력이 거세질 경우 고려대로서도 마냥 방어적으로 대처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