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핵심 기술을 LG디스플레이로 빼돌린 삼성의 전 수석연구원이 징역형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조모(54)씨 상고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LG디스플레이 임원 김모(56)씨와 LG디스플레이 협력사인 OLED 장비개발업체 임원 박모(60)씨에 대해서는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만 LG디스플레이 법인에는 무죄가 확정됐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설비개발팀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했던 조씨는 2010년 11월 퇴사한 뒤 삼성에서 얻은 OLED 패널 대형화의 핵심기술 정보를 수차례 유출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조씨는 조직운영 등의 문제로 갈등을 빚다 퇴사했는데, ‘퇴사 후 경쟁사에 2년간 취업할 수 없다’는 약정 때문에 LG 취업이 불가능해지자 컨설팅 회사를 설립해 LG의 협력업체와 컨설팅 계약을 맺고 삼성 기술정보가 담긴 문건을 전달했다.
1심은 “유출된 자료들은 삼성이 업계 최초 출시를 목표로 한 OLED 패널과 관련된 것으로, 삼성 측에는 매우 민감한 기술정보였다”며 조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한 자료를 건네 받은 김씨와 박씨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해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LG디스플레이에 대해선 “취득한 자료를 제품개발에 활용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조씨가 삼성 측과 합의한 점을 참작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하고, 김씨와 박씨에 대한 벌금도 500만원으로 줄였다. 대법원은 원심에 잘못이 없다며 이번에 판결을 확정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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