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분노 “고등학생이 논문1저자 기막혀… 고대 입학처는 의심도 안 했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겉으로는 서민을 위하는 척 하면서 부와 권력을 대물림 하려는 정치인의 이중성에 역겹고 환멸을 느낀다.”

“전역하고 돈 벌려다 사고를 당한 대구 이월드 알바생이랑 너무 비교된다. 서로 다른 집안에 태어난 대가가 이렇게 통탄할 정도여야 하나.”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장녀 조모(28)씨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낙제를 하고도 장학금을 받은 데 이어 외고 재학 중 의대 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하고 영어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알려진 20일 대학생들의 비판이 봇물 터진 듯 쏟아졌다. 조씨가 졸업한 고려대와 조 후보자의 모교인 서울대 학생들이 조씨를 향한 비판에 앞장서는 양상이다. 대학생들은 조씨를 둘러싼 각종 특혜 의혹에 허탈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국내 주요 대학 게시판엔 조씨의 논문 제1저자 등재 및 고려대 수시전형 합격에 대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현재 해외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고 본인을 소개한 고려대 졸업생은 “여기선 학부 수석하는 애들도 정말 잘해야 대학원생 연구주제 도와주며 공저자로 겨우 이름을 넣을까 말까인데 고등학교 학생이 1저자로 논문을 쓴다는 사실 자체가 기가 막힌다”며 “이걸 고려대 입학처에서 의심도 안 하고 입학시켰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서울대 인터넷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는 베스트 게시글 20개 중 15개를 조 후보자 관련 글이 휩쓸었다. 한 서울대 학생은 “서울대 교수로서 제1저자가 논문의 주 저자란 사실을 절대 모를 리가 없다”며 “그런데 학교에서 마련한 정당한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뻔뻔한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느냐”고 조 후보자를 비판했다.

조 후보자의 딸과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비슷하다는 취지의 글들도 각 대학 게시판에 적잖게 올라오고 있다. 연세대 익명 인터넷 게시판 ‘에브리타임’에는 ‘2019년 정유라’ ‘농담이 아니라 정유라보다 심각한 것 아닌가’란 제목의 글들이 올라왔다. 고려대 인터넷 게시판에는 ‘제2의 정유라인 조국 딸 학위취소 촛불집회 제안’이란 글도 게시됐다. 정유라씨가 이화여대 부정입학으로 결국 학위가 취소된 만큼 각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조씨 역시 학위를 취소해야 한다는 취지다.

조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두 차례 낙제를 하고도 3년간 장학금을 받은 것도 주요 비난 대상이었다. 부산대 의전원에 다니는 한 학생은 인터넷 게시판에 “형편 어려운 학생들 도와줘야 하는데 56억원을 가진 자산가의 딸을 도와주는 게 맞느냐”며 “조국 딸 때문에 부산대가 언급되는 게 부끄럽다”고 적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인턴십 과정에 후보자나 후보자의 배우자가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며 “자세한 내용은 인사청문회에서 말씀 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조 후보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자택 앞으로 찾아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조 후보자는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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