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합동세미나서 日 입장 되풀이

시모무라 하쿠분 일본 중의원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직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대한민국헌정회 회원 20여명이 20일 도쿄(東京) 중의원 의원회관에서 일본 자민당 의원 20여명과 ‘가까운 이웃나라 공존ㆍ공영하는 한일 양국’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양국 참석자들은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구축”을 강조했지만, 현 상황인식과 해법에 대해선 여전히 인식 차이를 드러냈다. 특히 일본 의원들은 자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되풀이했다.

5선 의원 출신의 정대철 헌정회 고문은 이날 축사에서 “한국은 과거를 용서하고 일본은 혐한 감정을 털어 없애야 한다”며 “양국 정상이 언제 어디서든 빨리 만나야 한다. 상호 양보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경헌 헌정회장은 인사말에서 “각계 각층에서 상대방을 때리는 강타성 발언은 자제하고, 양국 당국이 어떤 이유가 있든 간에 자극성 조치를 자제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규제 강화와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심국) 제외 조치를 유보했으면 한다”며 “그러면 외교 협상에 들어가 징용문제는 두 나라 관계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처리하고 순차적으로 해결했으면 한다”고 했다.

일본 의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측근이자 자민당 헌법개정추진본부장인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중의원 의원은 인사말에서 “한일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전 국회의원들이 일본에 온 것은 한국 (반일) 여론을 생각하면 상당한 리스크가 있었을 텐데 그 용기에 대해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 것은 지금 한일관계를 방치해선 안 된다는 뜻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징용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히 해결됐다”며 “한국 대법원의 재판 결과가 나왔지만 어디까지나 한국 정부가 해소해야 하는 한국 국내 문제”라고 기존 일본 정부의 주장을 반복했다. 대법원 판결에 따른 일본 기업에 피해가 없도록 한국 정부가 먼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일본 측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에토 세이시로(衛藤征士郞) 자민당 외교조사회장은 “한반도 출신 노동자(일본이 부르는 징용 피해자 호칭) 문제나 2015년 위안부 합의에 의한 화해ㆍ치유재단 해산 등 한일 관계에 부정적인 움직임이 잇따르는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청구권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해결을 확인한 한일 청구권협정은 양 정부나 입법부뿐만 아니라 사법부를 포함한 국가 전체를 구속한다”면서 “이 협정에 따라 숙연하게 양국이 협의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조치에 대해서는 “한일관계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없고, 징용 문제에 대한 대응 조치나 경제 보복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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