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 에이즈 환자와 같은 소외된 이들과 함께했던 고명은(코신스 메리 앨리스ㆍCousins Mary Alice·) 미리암 수녀가 선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79세(서원 생활 50년).
고인이 속한 성골롬반외방선교수녀회는 19일 홈페이지에 “미리암 수녀가 17일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선종하셨다”며 “하느님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도록 기도하여 주시기를 청한다”고 올렸다. 고명은 수녀는 최근 척추 수술을 받은 데 이어 장에 문제가 생겨 다시 수술대에 올랐다가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아일랜드 출신인 고인은 1971년 이 수녀회의 일원으로 한국에 왔다. 간호사와 조산사 자격증이 있기에 전남 목포의 성골롬반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열악한 출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1989년에는 일명 ‘미아리 텍사스’라 불렸던 서울 하월곡동 성매매 집결지에 ‘사마리아의 집’을 만들어 성매매ㆍ성폭력 피해 여성들을 도왔다. 국내 최초 에이즈 감염인 지원시설인 ‘작은 빛 공동체’도 1997년 고인이 설립한 곳이다. 또 고인은 무연고 사망 에이즈 환자들의 장례를 치러 주고, 매년 위령미사를 봉헌했다. 이런 공을 인정 받아 2015년 가톨릭사회복지대상 서정길 대주교상(사회복음화 부문)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21호실. 20일 오전 9시 장례미사가 거행된다. 고인은 장례절차가 끝난 뒤 춘천부활성당 추모관으로 옮겨져 영면에 들어간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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