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노트 8 평창 에디션. KT 제공

대한체육회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얻은 고가의 기념 휴대폰 등 물품 수억원어치를 임직원에게 공짜로 나눠준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 스포츠 행사로 발생한 수익을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사용하는 대신 내부 인사 챙기기에 사용한 것이다. 특히 이들 기관에는 현물 처분에 대한 내부규정 자체가 없어 원칙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8 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체육회는 마케팅 수익금으로 평창 동계올림픽ㆍ패럴림픽 조직위원회로부터 받은 현물 52억원 중 최소 6억9,000만원어치를 협회 직원에게 무상으로 제공했다. 회원종목단체나 시도 체육회까지 포함하면 수십억원에 달하는 물품이 대한체육회 관련 인사에게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한체육회는 평창올림픽 기념으로 제작된 107만~128만원 상당의 고급 휴대폰 신상품 281개를 내부 직원에게, 54만원짜리 중고 휴대폰 300개를 회원종목단체에 나눠줬다. 올림픽 공식파트너인 스포츠의류 업체로부터 받은 19억6,500만원 상당의 의류ㆍ신발 중 3억7,177만원어치는 대한체육회 직원들에게 생일선물, 우수직원 상품 등으로 지급됐다. 올림픽 운영요원 유니폼 9억9,800만원어치 중 일부도 대한체육회 직원에게 돌아갔다.

대한장애인체육회도 마찬가지였다. 조직위로부터 수령한 현물 약 5억3,500만원어치 중 2억8,555만원에 해당하는 기념 휴대폰 214개를 대한장애인체육회 임직원 및 가맹단체에 무상으로 지급했다. 1억원 상당의 자원봉사 근무복 상당수도 임직원에게 배부됐다.

이들 단체가 평창 올림픽에서 막대한 현물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2011년 조직위와 맺은 ‘공동 마케팅 프로그램 협약’ 덕분이다. 두 단체는 국가대표 초상권, 휘장 사용권 등 모든 마케팅 권리를 조직위에 양도하는 대신 마케팅 수익금을 배분 받기로 했다. 수익금 상당수는 현금이었지만 스포츠 대회 특성상 현물 수익이 남았던 것이다.

문제는 대한체육회와 대한장애인체육회에 현물 처리에 대한 내부규정 자체가 없다는 데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향후 국제스포츠행사 마케팅 수익금 등으로 현물을 취득할 경우 이에 대한 처분 원칙과 절차 등을 마련해야 한다”며 “직원 등에 무상으로 나눠주기보다는 조직위처럼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직위의 경우 대회에서 사용된 물품이나 기념품을 일반 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사업비를 보전했다.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을 통해 행사물자에 대한 사전예약 판매를 진행했고, 대회 이후 잔여물품은 자산관리공사 온비드 경매시스템을 이용해 매각했다. 기념 휴대폰은 1대당 60만~65만원에 판매했다. 조직위가 물자를 처분해 확보한 금액은 359억원에 이른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