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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제조기 파는 LG가 산업부 문 두드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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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제조기 파는 LG가 산업부 문 두드린 이유는?

입력
2019.08.15 20: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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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캡슐형 수제 맥주 제조기 'LG 홈브루'. LG전자 제공
LG전자 캡슐형 수제 맥주 제조기 'LG 홈브루'. LG전자 제공

LG전자가 ‘규제를 풀어달라’며 산업통상자원부 문을 두드렸다. 세계 최초로 캡슐형 수제 맥주 제조기인 ‘LG 홈브루’를 내놓으면서 눈길을 끌었지만 정작 마케팅을 하는 순간부터 넘기 힘겨운 벽이 앞을 가로 막고 있어 이를 풀어달라는 이유에서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 초 산업부에 LG 홈브루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다. 규제 샌드박스란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놀이터의 모래밭(sandbox)처럼 기업이 자유롭게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시켜주는 제도로, 지난 1월부터 시행 중이다.

LG전자가 지난달부터 판매에 들어간 홈브루는 캡슐과 물을 넣으면 수제 맥주 발효와 숙성, 보관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신개념 가전제품이다. 대기업, 게다가 TV 등 가전 제품을 주력으로 만들어오던 LG전자가 맥주 제조기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매우 신선한 시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제품 판매를 시작한 뒤 LG전자는 주류 제조 면허가 없어 시음행사 같은 체험 마케팅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현행법상 면허를 따려면 5톤 이상 제조와 발효가 가능한 설비가 있어야 하는데, 1대에 5리터 용량인 LG 홈브루 시음 행사를 열겠다면서 홈브루 1,000대를 별도 장소에 마련할 수는 없는 노릇. 결국 ‘맛’과 ‘풍미’가 생명인 수제 맥주 제조기인 홈브루를 사겠다면서 매장을 찾아봐야 기계에서 만드는 맥주가 정말 맛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LG 홈브루 출시 기자간담회 장소가 영국대사관에서 열렸는데 그것도 기자들을 상대로 시음 기회를 제공하겠다면서 궁여지책으로 국내법을 적용 받지 않는 ‘치외법권’ 지역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샌드박스 통과 여부는 제품 및 서비스 유형에 따라 산업융합형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분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판단한다. 보통 규제 샌드박스 신청 후 2개월 가량의 검토를 거쳐 허가 여부가 결정되는데, LG 홈브루에 대한 결과는 10월 중 나올 예정이다. 만약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하게 된다면 LG전자는 ‘임시허가’를 받게 되고 국내에서 소비자들을 위한 시음행사를 열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업계 관계자는 “홈브루가 399만원(일시불 기준)에 달하는 비싼 가격이라 입소문이나 LG 브랜드 이미지만으로는 판매량을 늘리기에 역부족”이라며 “결국 고객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규제 샌드박스 적용이 절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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