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 야구 명문간 빅매치에서 대구상원고가 ‘디펜딩 챔피언’이자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대구고를 꺾고 32강에 진출했다.
대구상원고는 1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7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대구고에 10-6으로 승리했다. 지역 라이벌의 대결은 초반부터 불꽃 튀었다. 대구상원고가 1회초 김주형(2년)의 만루홈런 등 대거 5득점 하며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봉황대기 우승팀 대구고도 1회말 반격에서 3점을 만회하며 초반 기세를 그냥 넘겨주지 않았다. 대구상원고가 2회초 2점을 추가했지만, 대구고도 2회와 4회, 6회 각 한 점씩 추가하며 7-6 팽팽한 힘겨루기를 이어갔다.
승부는 8회에 갈렸다. 대구상원고는 대구고의 수비진이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았다. 번트 안타 및 상대 실책성 수비로 만든 무사 만루 기회에서 최민규(3년)의 적시타와 상대 실책을 묶어 3점을 달아나며 승기를 가져왔다.
대구상원고는 이번 승리로 지난 4월 주말리그에서 대구고에 2-3으로, 전국체전 평가전에서 0-7로 2연패한 아쉬움을 갚았다. 이종두 대구상원고 감독은 “최근 대구고에 연패해 한 번은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봉황대기가 그 기회를 줬다”면서 “에이스 이승현(2년)의 청소년대표팀 차출 등으로 투수 운용에 고전이 예상되지만, 남은 선수들끼리 우승을 목표로 경기를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북일고 6-8 안산공고
대구상원고 10-6 대구고
경북고 9-6 물금고
부천고 1-1 비봉고 (8회 서스펜디드ㆍ이상 목동)
안산공고와 천안 북일고와의 승부에서는 이변이 연출됐다. 안산공고는 이날 서울 목동구장에서 강호 북일고를 상대로 8-6 짜릿한 역전승에 성공, 또 한번 이변을 연출했다. 안산공고는 3-5로 끌려가던 5회말 공격에서 상대 선발 유지성(3년)을 끌어내린 뒤, 구원 등판한 에이스 신지후(3년)마저 7안타로 두드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신경현 전 한화코치의 아들이기도 한 신지후는 이날도 최고 구속 147㎞의 빠른 공을 던졌지만, 공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7안타를 맞고 3실점(2자책)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손명기 안산공고 감독대행은 “중반 위기에서 오현석(2년)과 김민수(3년) 등 투수들이 잘 막아주면서 타선에서도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고도 4타수 3안타 2루타 2개 조재민(3년)의 활약으로 물금고를 9-6으로 눌렀다. 명품 투수전으로 진행된 비봉고와 부천고의 경기는 1-1로 팽팽히 맞선 8회초 비봉고 공격에서 갑작스러운 돌풍과 폭우로 중단됐다. 이 경기는 14일 오전 8시 30분 목동구장에서 이어 열린다. 부천고 좌완 김윤서(2년)는 6회까지 볼넷 2개만 허용한 채 노히트노런 기록을 이어갔으나, 7회 볼넷과 적시타를 내 주며 1실점, 대기록을 이어가지 못했다. 비봉고도 권순범(3년)과 조경원(3년)이 7이닝을 단 1실점(4피안타)으로 막으며 호투했다.
개성고 1-7 성남고
장안고 7-9 순천효천고
포항제철고 13-0 세현고 (5회 콜드ㆍ이상 구의)
성남고는 이날 구의구장에서 개성고(전 부산상고)를 7-1로 눌렀다. 에이스 듀오 이주엽(3년)과 이종민(3년)이 8.1이닝을 단 1실점(5피안타)으로 나눠 막았고, 타선에서는 김근재(3년)가 하위 타선에서 3타점 맹활약 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봉황기 16강까지 올랐던 개성고는 좌완 에이스 최세창(3년)이 6이닝 3실점(3피안타) 호투했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으면서 올해는 1회전 탈락의 아쉬움을 맛봤다.
순천효천고는 장안고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9-7로 승리했다. 효천고는 6회까지 9-2로 여유있게 앞섰지만, 7회 3점을 준데 이어 8회에도 2점을 허용하며 턱밑까지 쫓겼다. 하지만 긴급 투입된 송준현(2년)이 1.1이닝을 잘 막으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포항제철고도 세현고를 13-0 5회 콜드로 가볍게 완파하고 32강에 올랐다.
부산고 10-0 영선고(6회 콜드)
청담고 7-1 율곡고
경남고 8-0 부산공고 (7회 콜드ㆍ이상 신월)
전통의 강호 부산고는 이날 신월구장에서 김형욱(2년)의 3점 홈런 포함, 장단 8안타를 집중해 영선고에 6회 콜드승(10-0)을 거뒀다. 부산고는 특히 에이스 한승주(3년)를 투입하지 않고도 대회 2연승을 거두면서 이후 경기에서도 강력한 전력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청담고도 박광수(2년)의 8.1이닝 1실점 호투를 발판으로 율곡고를 7-1로 가볍게 누르고 32강에 진출했고, 경남고도 4번타자 전의산(3년)의 2점 홈런 등 장단 12안타를 몰아치며 부산공고에 8-0 콜드승을 거뒀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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