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관광 보이콧’ 효과 분석
현대경제연구원

한일 갈등으로 한국인의 일본 여행이 80%가량 감소할 경우 내년 일본 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나라 경제 역시 일본인 여행객 감소로 피해를 보겠지만, 성장률 하락 체감도는 일본이 한국보다 9배나 클 거란 추정 결과도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한일 여행절벽의 경제적 피해와 시사점’ 보고서를 13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인이 일본 여행으로 쓴 돈을 말하는 여행서비스 지급액이 지난해 51억7,000만달러에서 최근 20년 가운데 최소 수준인 1998년 9억7,000만달러로 81.2% 감소하는 상황을 전제했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사상 최대인 754만명으로 2014년(276만명)보다 3배가량 늘었다. 현실성이 낮은 전제라는 지적이 있을 수 있겠으나 △최근 반일 감정 격화로 일본 여행 취소율이 높은 점 △중국의 사드 보복 당시 중국인의 한국 관광이 9개월 만에 75.1% 급감한 점 △방일 한국인이 최근 4년 간 3배 가까이 늘어날 만큼 거품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런 가정대로 우리 국민의 일본 여행이 외환위기 수준으로 줄어 내년까지 계속되는 경우를 산업연관표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2020년 일본 성장률은 0.1%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여행객이 줄면 일본 관광산업과 여타 산업에 영향을 줘 내년도 일본 생산은 8,846억엔(10조2,290억원), 부가가치는 4,558억엔(5조2,706억원)이 각각 줄고 고용 역시 9만5,785명 감소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일본인도 한국 여행을 자제해 일본인이 한국에서 쓴 비용(대 일본 여행서비스 수지)이 지난해 17억7,000만달러에서 최근 20년 사이 가장 낮았던 2015년 10억8,000만달러 수준으로 39.0% 떨어져 내년까지 이어지면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은 0.05%포인트 하락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산업생산 1조8,745억원, 부가가치 7,687억원, 고용 1만8,176명이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방한 일본인은 지난해 295만명으로 역대 최대였던 2012년(352만명)에는 못 미쳤다”며 “일본인의 한국 여행이 늘지 않고 계속 낮은 수준에서 정체된 상태인 만큼 이보다 큰 폭으로 급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치상 성장률 감소폭은 일본이 한국의 2배에 불과하지만, 최근 10년간(2009~2018년) 연평균 성장률(한국 3.1%, 일본 0.7%)을 감안한 체감성장률 감속 효과는 일본이 한국보다 9배 더 클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다만 “(한일 여행절벽으로 인한) 피해는 일본이 클 것으로 판단되나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우리나라 역시 일본인 여행 감소에 따른 관광산업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일본 여행 보이콧’을 부추기는 식의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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