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 여파로 이달 들어 우리나라 수입 감소세가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감소한 수출 역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무역수지 누적 흑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12일 관세청의 ‘8월 1~10일 수출입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수출과 수입은 각각 115억달러와 142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2.1%와 13.2% 감소한 수치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제외 등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이달 첫 열흘 간의 대(對) 일본 수입은 전년동기 대비 18.8% 급감했다. 주요 수입국 가운데 중동(-19.0%) 다음으로 큰 폭의 하락이다. 기계류 수입이 1년 전보다 22.9%나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일본의 반도체 부품ㆍ장비 수출규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중국(-11.1%)으로부터의 수입 감소세도 여전했다. 반면 미국(3.0%), 캐나다(117.8%) 등에서의 수입은 증가했다.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 수출규제의 영향으로 수출 내리막은 지속되고 있다. 품목별로는 무선통신기기(41.6%), 가전제품(25.6%) 등의 수출이 늘었지만, 반도체(-34.2%)을 비롯해 석유제품(-26.3%), 승용차(-6.0%) 등 주력 품목의 수출 부진이 이어졌다.

국가별로는 대일 수출이 32.3% 감소하며 가장 크게 줄었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28.3%)을 비롯해 베트남(-1.6%), 미국(-19.5%), 유럽연합(-18.7%) 등 주요 수출국에서도 실적이 악화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해 온 수출이 일본과의 갈등까지 덮치면서 반등 계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으리란 비관론이 팽배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기반이 대외 여건 악화로 흔들리면서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크게 위축되고 있다. 수입보다 수출 감소폭이 크다 보니 이달 1~10일 무역수지는 26억4,9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전월 동기(-20억1,3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을 키웠다. 연간 무역수지로 확대하면 187억9,200만달러 흑자를 기록 중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흑자 규모(369억4,000만달러)에 비하면 무려 49.1%가 쪼그라들었다.

향후 수출 반등을 기대하기 힘든 여건을 감안하면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014년(471억5,000만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902억6,000만달러, 892억3,000만달러, 952억2,000만달러, 704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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