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하면 너무 후회, 이 전 회장이 합격대상자 직접 추려”
이석채 KT 전 회장이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 채용을 주요 관심사로 챙겼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면접에서 탈락한 이 중 누굴 합격시킬지도 이 전 회장이 결정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8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KT부정채용 사건 공판에서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김상효 전 인재경영실장(전무)는 “당시 서유열 전 홈고객 부문 사장이 김성태 의원이 우리 회사를 위해 여러 가지 긍정적인 일을 하지 않았느냐”며 “이석채 회장님도 관심 갖는 사안이라 진행해야 한다”고 증언했다. 그는 증언 도중 “지금 생각하면 너무 후회된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2010년 인재경영실장으로 KT에 들어온 그는 2012년 채용비리가 불거진 당시 인사업무를 총괄하던 인물이다. 김 의원의 딸은 2011년 계약직으로 KT 스포츠단에 입사해 일하다 2012년 KT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최종 합격해 정규직이 됐다. 김 전 전무는 김 의원 딸을 부정채용 한 혐의(업무방해)로 이석채 전 회장 등과 함께 구속 기소됐다.
앞선 검찰 조사와 공판 증언 등을 종합하면 김 의원의 딸은 공채 서류접수가 끝난 지 약 한 달이 지난 뒤에야 지원서를 이메일로 제출했다. 인적성 시험 결과도 불합격이었으나 합격으로 뒤바뀌어 최종 합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이 전 회장이 불합격자 중 누굴 합격시킬지도 직접 추려냈다고 증언했다. 그는 “비서실에서 내려 보낸 관심 지원자의 1ㆍ2차 면접 결과는 회장에게 직접 보고했다”며 “특히 성적이 불합격권인 관심 지원자는 ‘합격ㆍ불합격’ 칸을 비워서 회장에게 가져갔고, 이 전 회장이 체크하면 체크한 대로 집행했다”고 밝혔다. 이 전 회장이 사실상 채용비리를 주도했다는 취지다.
이 전 회장 측은 줄곧 “부하 직원들의 별도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라며 지시 의혹을 부인해 왔다. 이에 대해 김씨는 “관심지원자 명단을 단독 집행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면 반박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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