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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재팬” 명탐정 코난도 예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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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재팬” 명탐정 코난도 예외 없다

입력
2019.08.06 04:4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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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메이션 ‘도라에몽~’ 개봉 무기한 연기… 연예인은 광고 제안 거절도 

 윤종신, 일본 아이돌과 합작 신곡 공개 포기… 여행 예능 일본 촬영 배제 

한ㆍ일간 갈등이 확산되면서 영화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달 탐사기' 개봉(18일)이 무기한 연기됐다. 리틀빅픽처스 제공
한ㆍ일간 갈등이 확산되면서 영화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달 탐사기' 개봉(18일)이 무기한 연기됐다. 리틀빅픽처스 제공

가수 10여명이 소속된 국내 한 음악기획사는 발라드로 유명한 일본 가수와 추진하던 합작 프로젝트를 최근 전면 중단했다. 일본이 안보상 우호국가의 수출심사를 우대하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지난 2일 제외하면서 국내 반일 정서가 확산해 내린 결정이었다. 이 기획사 관계자는 5일 “오래 전부터 공을 들여 합작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마침 일본 측으로부터 이메일로 긍정적 답변이 최근 와 일을 진행하려 했다”며 “하지만 국내 분위기를 고려해 무기한 보류하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가수 윤종신도 일본 유명 아이돌그룹 AKB48 출신 다케우치 미유와 작업한 신곡 발표를 연기했다고 이날 알렸다.

한ㆍ일간 갈등이 확산되면서 대중문화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가요계 일각에서는 일본과의 합작이 무기한 연기됐고, 영화계에선 일부 일본 영화의 개봉이 무산됐다. 방송가에선 일본에서의 촬영과 현지 문화 소개가 금기시 됐다.

‘노 재팬’ 바람은 극장가에서 두드러진다.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도라에몽: 진구의 달 탐사기’(도라에몽)는 14일 예정됐던 개봉일이 무기 연기됐다. ‘도라에몽’ 수입사는 언론시사회 일정까지 확정했으나 국민 정서를 넘지 못했다. 한일 관계의 악화가 지속되면 10월 개봉 예정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날씨의 아이’ 등 여러 일본 영화가 불매 운동의 후폭풍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카이 감독은 2017년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으로 한국 관객 371만명을 불러모아 ‘날씨의 아이’는 올해 개봉한 일본 영화 중 최고 기대작으로 꼽혀왔다.

최근 개봉한 일본 영화들은 흥행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 감청의 권’은 4일까지 21만여 관객을 불러 모으는 데 그쳤다. 지난 1월 개봉한 전작 ‘명탐정 코난: 제로의 집행인’이 국내 상영 첫 주에만 41만여 관객을 동원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을 밑도는 수치다.

방송계는 ‘일본과 멀리 거리 두기’에 나섰다. EBS는 지난달 27일 ‘세계의 명화’에 세계적인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어느 가족’을 편성했다가 ‘석양의 건맨’을 대체 방송했다. ‘어느 가족’은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최고상) 수상작이다. EBS는 “일본의 보복성 수출 규제가 이뤄지기 한 달 여 전에 ‘어느 가족’을 편성했지만 최근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편성을 바꿨다”라고 설명했다.

연예인을 내세운 여행예능프로그램인 KBS2 ‘배틀트립’과 tvN ‘더 짠내 투어’ 등의 제작진은 일본을 촬영지에서 배제했다. 연예인들이 일본에서 관광하는 모습을 내보내면 시청자 비난이 쏟아질 게 불 보듯 해서다. 한 지상파 방송사의 중견 예능 PD는 “일본 음악이나 일본 관련 이미지를 편집 과정에서 걸러내기 위해 방송 전 내부 시사에 각별히 신경 쓴다”라고 말했다.

연예기획사들도 소속 연예인들의 ‘일본 리스크’ 관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가수 김규종과 배우 이시언 등이 일본 여행 사진을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가 홍역을 치렀기 때문이다. 연예기획사들은 소속 연예인에게 당분간 일본 여행을 삼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SNS에 일본 문화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는 글과 사진을 올리는 것도 금지령을 내렸다. 일본의 광고 제안까지 고사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유명 배우가 속한 한 기획사의 고위 관계자는 “수개월 전부터 잡아둔 일본 행사 등은 위약금 문제 등으로 취소가 어려워 조용히 진행한다”며 “연예인들에게 공식 일정이 끝난 후 관광객처럼 즐기며 SNS에 사진 찍어 올리는 일은 삼가라고 주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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