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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날 쏜 건 신형 방사포”… 軍 정보력 부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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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날 쏜 건 신형 방사포”… 軍 정보력 부재 논란

입력
2019.08.01 18:47
수정
2019.08.01 23:3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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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단거리 탄도미사일’ 판단 고수… 北, 발사체 장면 추가 공개하며 뒤집어

북한이 지난달 31일 원산 갈마 일대에서 시험사격한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가 공중으로 솟구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1일 해당 사진을 공개하며 신형 무기의 제원과 성능을 감추기 위해 발사대(붉은 원)를 모자이크 처리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31일 원산 갈마 일대에서 시험사격한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가 공중으로 솟구치고 있다. 조선중앙TV는 1일 해당 사진을 공개하며 신형 무기의 제원과 성능을 감추기 위해 발사대(붉은 원)를 모자이크 처리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31일 동해상에 발사한 것은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였다고 1일 공표했다. 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한 한미 군 당국의 분석을 뒤집은 것이다. 우리 군은 탄도 미사일이라는 평가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군 당국의 발표를 지켜본 북한이 신형 방사포의 외형을 갖춘 발사체 장면 등을 추가로 공개해 우리 군의 대북 정보수집 및 분석ㆍ판단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사격에 참관했다는 사실을 전하며 “시험사격을 통해 새로 개발한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의 전술적 제원과 기술적 특성이 설곗값에 도달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인되고 무기 체계 전반에 대한 전투 적용 효과성이 검증됐다”고 밝혔다. 방사포는 여러 발의 로켓탄을 상자형 발사대에 수납해 동시에 발사할 수 있게 만든 장치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이 강원 원산시 갈마 일대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이 고도 30여㎞로 250여㎞를 날아갔으며, 비행속도와 궤적 등으로 미루어 ‘북한판 이스칸데르’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북한이 조선중앙TV를 통해 추가로 공개한 전날 시험사격 발사 사진 15장에 따르면 북한이 발사한 무기는 지난달 25일 공개한 KN-23과 현격히 달랐다. 모자이크 처리가 돼 있긴 하지만 이동식 발사차량(TEL)의 외형이 다르고, 발사관 형태가 비교적 뚜렷해 방사포의 외관이었다. 사진을 흐릿하게 한 건 신형무기의 제원 및 성능을 감추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구경이 커지고 하단 직경이 더 굵어진 점 등으로 미루어 400㎜급 방사포로 보인다”며 “지금까지 공개된 것과 완전히 다른 방사포를 시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신형 방사포는 중국의 WS-2 다연장 로켓을 기반으로 새로운 방사포를 개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WS-2는 위성항법장치(GPS)를 탑재해 정밀 유도가 가능해 정확도가 높아졌고, 사거리가 350㎞ 이상까지 늘어나 파괴력도 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016년 3월 동해상으로 발사된 300㎜ 방사포의 경우 발사관 모양이 WS-2와 유사해지고, 유도기능까지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파를 발산하는 곳을 찾아 가는 패시브 호밍유도가 가능해 비행장 관제탑이나 레이더 기지 등을 타격할 수 있어 F-35 스텔스 전투기가 배치된 공군 청주기지가 타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군 당국은 이날 오전 조선중앙통신 보도가 나온 직후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평가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초기 비행속도와 궤적 등이 기존의 대구경방사포와 다르다는 것이 근거였다. 또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때마다 사진을 공개하며 과시하던 북측이 이번에는 실제 발사 사진을 공개하지 않은 점을 들어 한미 정보당국의 분석을 흐리기 위해 다른 무기체계라고 주장하는 ‘기만 전술’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하지만 오후 들어 북한이 조선중앙TV를 통해 실제 방사포 발사 사진을 추가로 공개하자 상황이 또 바뀌었다. 한미가 신형 방사포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오판했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의 대북 정보수집 및 판단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옮겨 붙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군 당국은 최종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평가를 고수했다. 합참은 이날 조선중앙TV 보도 후에도 “현재까지 지난달 31일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한미 정보당국의 평가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며 “북한이 공개한 사진은 추가적으로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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