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자택서 숨져… ‘007’ 피어스 브로스넌 전담ㆍ토이 스토리로 유명
50년 넘게 성우로 활약한 박일. 뉴시스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버즈라이트와 미국 드라마 ‘CSI’의 그리섬 반장 목소리를 연기했던 유명 성우 박일(본명 조복형)이 31일 별세했다. 향년 70세.

황윤걸 MBC성우극 회장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박일이 자택에서 자다 숨을 거뒀다”라며 “평소 운동도 열심히 하고 너무 건강했는데 갑작스럽게 돌아가셔서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고인에 평소 특별한 지병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일은 최근 개봉한 ‘토이 스토리4’의 더빙에 참여하고 불과 10여 일 전엔 언론과 영화 관련 인터뷰도 하는 등 활발히 활동해 왔다. 그를 알던 동료 성우 및 영화 관계자들은 이날 그의 사망 소식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박일은 ‘토이 스토리’ 시리즈 1~4편 더빙에 모두 참여하며 24년 동안 버즈 라이트의 목소리 연기를 해 젊은 관객들에게도 친숙하다. 1995년부터 ‘토이 스토리’와 함께 한 공을 인정받아 디즈니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박일은 1966년 연극배우로 데뷔했다. 1967년 TBC 3기 공채로 성우 일을 시작한 뒤 1970년부터는 MBC로 적을 옮겨 활동했다.

박일이 50여 년 동안 더빙한 외국 영화와 드라마는 50여 편을 훌쩍 넘는다. 그는 영화 ‘007’ 시리즈에서 주로 아일랜드 배우 피어스 브로서넌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말론 브랜도(영화 ‘대부’)와 클린트 이스트우드(‘사선에서’) 등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의 외화 더빙도 다양하게 해 ‘더빙의 아이콘’으로 통했다.

박일은 차분하면서도 점잖은 목소리로 시청자들에 큰 사랑을 받았다. 성우 교육 아카데미를 세워 후진 양성에 힘쓰기도 했다. 2013년엔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표창을 받았다. 젊은 시절엔 영화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과 드라마 ‘육남매’, ‘제1공화국’에서 연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3남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5호실. 발인은 2일. (02)2258-5940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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