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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혁신 기업> 쓰리액트랩 직원 2명, 부도 위기의 회사가 기업가치 100억 목전에 자체개발 원천기술에 목표 명확한 마케팅으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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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혁신 기업> 쓰리액트랩 직원 2명, 부도 위기의 회사가 기업가치 100억 목전에 자체개발 원천기술에 목표 명확한 마케팅으로 승부

입력
2019.08.0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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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7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쓰리액트랩 사무실에서 만난 문지연(가운데) 대표와 김태길(왼쪽) 연구개발실장, 박연수 생산운영팀장.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각자 맡은 업무를 이야기하는 도중 “대박 나겠다”는 말이 나오자 크게 웃고 있다.
[저작권 한국일보]7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쓰리액트랩 사무실에서 만난 문지연(가운데) 대표와 김태길(왼쪽) 연구개발실장, 박연수 생산운영팀장.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각자 맡은 업무를 이야기하는 도중 “대박 나겠다”는 말이 나오자 크게 웃고 있다.

2016년 중국 수출은 쓰리액트랩(3ACT LAB)을 최고의 기능성 화장품 회사로 키울 기회였다. 그러나 마케팅 정책 실패와 그 해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인한 중국의 한국 제품 불매 분위기로 위기가 닥쳐왔다. 어느 날부터 대표이사가 보이지 않았고, 임원들이 줄줄이 퇴사했다. 2017년 말 이 회사에는 김태길 연구개발실장과 박연수 생산운영팀장 두 명만 남았다.

그랬던 이 회사의 올해 매출 예상치는 20억원이다. 지난해만 해도 꿈도 못 꾸던 수치다. 직원도 5명으로 늘었다. 모바일 쇼핑몰 ‘카카오메이커스’의 화장품 브랜드 톱 10에 진입했고, 동남아 수출 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물론, 미국 수출까지 하게 됐다. 원동력은 끝까지 남았던 김 실장과 박 팀장의 뚝심이었다. 이들은 “새로 개발한 제품을 한 번만 팔아봤으면 바랄 게 없다”는 생각으로 회사 살리기에 안간힘을 쏟았다.

국내 최장수 액셀러레이터(기업에 초기 자금에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단체) 크립톤을 만난 건 ‘신의 한 수’였다. 크립톤은 2017년 말 쓰리액트랩에 투자를 결정했고, 경영까지 지원하기 위해 2018년 문지연 이사를 쓰리액트랩 대표로 파견했다. 문 대표는 “투자를 결정하기 몇 개월 전에 이 회사의 제품을 받아 사용해봤는데 효과가 놀라울 정도였다”면서 “원천 기술은 이미 자체 개발해 보유하고 있었고, 부족한 마케팅, 브랜딩 보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지출을 최소화했다. 브랜드를 유지하는 데 돈만 들었던 샘케이를 없애고 ‘쓰리액트’와 ‘에이스톱(A.STOP)’만 유지시키기로 했다. 쓰리액트는 피부 스트레스를 없애는 스킨케어 브랜드고, 에이스톱은 여드름 전문 브랜드다. 쓰리액트는 30대 후반부터 40대 여성이, 에이스톱은 10대 후반부터 20대가 주요 고객이다.

[저작권 한국일보]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쓰리액트랩 연구실에서 화장품 원료를 시험하고 있는 김태길 연구개발실장. 그는 "우리 고객들의 피부 건강을 증대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자는 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저작권 한국일보]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쓰리액트랩 연구실에서 화장품 원료를 시험하고 있는 김태길 연구개발실장. 그는 "우리 고객들의 피부 건강을 증대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자는 것이 우리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쓰리액트랩은 첫 번째 주자로 에이스톱을 내세웠다. 여드름 전문 화장품의 특성상 젊은층이 많이 찾는 것에 착안해 ‘여드름의 정석’을 표방했다. 유명 참고서 ‘수학의 정석’을 패러디 한 문 대표의 아이디어였다. 포장 색깔도 차분한 녹색으로 바꿨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미국의 저명한 원료검증기관인 ICID에서도 인정한 제품인 만큼 기존에 없던 여드름 전문 화장품으로 연착륙하게 됐다. 카카오메이커스 첫 매출이 1,000만원을 돌파했다. 등에 난 여드름을 위해 거꾸로 들어도 뿌릴 수 있는 스프레이식 토너를 개발해 6월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결과 하루 평균 1,000개가 팔렸다. 일주일도 안 돼 준비 물량 5,000개가 완판됐다.

다음 타자는 쓰리액트. 문 대표는 평소 알고 지내던 30~40대 전문직 여성들에게 이 화장품을 나눠주고 평가를 들었다. 하나같이 “수입 화장품보다 좋다”였다. 문 대표는 “해외 출장이 잦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그래도 피부는 잘 잤으면 좋겠다”는 여성들의 요구를 담아 쓰리액트의 정체성을 ‘피부 스트레스 해소’로 결정했다.

쓰리액트의 첫 해외시장은 동남아였다. 중국에 먼저 진출하면 모방 상품이 동남아 시장까지 뿌려지지만 동남아 시장을 먼저 잡고 중국으로 확장하면 복제품 걱정이 덜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지난해 시작한 동남아 마케팅은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동남아 7개국에서 유명인 3,000여명을 두고 국내 제품을 홍보, 유통하는 메드스퀘어에서 이 화장품은 그야말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쓰리액트랩은 회사가 어려울 때도 변치 않았던 고객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지난 한 해 ‘국군장병 감사합니다’ 이벤트도 진행했다. 요청하는 장병들에게 우편으로 화장품을 보내주는 무료 이벤트였다. 임직원들은 “어려운 가정의 청소년 등 피부 케어에 돈을 쓰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꾸준히 제품을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다”면서 “온기를 좀더 많은 이에게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1차 목표는 기업가치 200억원 돌파다. 문 대표는 “쓰리액트랩의 가치는 지난해 말 30억원에서 올해 말 1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200억원을 넘어서면 저는 쓰리액트랩 대표 자리를 다른 경영인에게 넘기고 원래 자리(크립톤 이사)로 되돌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날이 머지 않았다”고 문 대표는 덧붙였다.

쓰리액트랩이 최근 선보인 에이스톱 광고. 한 때 도산 직전까지 갔던 이 회사는 이제 유명인을 광고 모델로 섭외할 정도로 사정이 좋아졌다. 인터넷 캡처
쓰리액트랩이 최근 선보인 에이스톱 광고. 한 때 도산 직전까지 갔던 이 회사는 이제 유명인을 광고 모델로 섭외할 정도로 사정이 좋아졌다. 인터넷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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