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드 르 클로스가 29일 오메가 청담부띠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메가 제공
남아공의 채드 르 클로스가 23일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접영 200m에서 역영을 하고 있다. 광주=AP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수영 영웅’ 채드 르 클로스(27)는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접영 200m에서 당대 최고의 스타 마이클 펠프스(미국)를 0.05초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4년 후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 꿈은 쑨양(중국)의 벽에 막혔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역영을 펼쳤지만 쑨양에 이어 2위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쑨양은 2014년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동료 선수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클로스로서는 도핑 전력이 있는 선수와 불공정한 경쟁을 했던 피해자라고 느낄 수 있다. 더구나 쑨양은 지난해 9월 도핑 검사용 혈액샘플을 망치로 깨트려 회피 의혹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도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나가 동료 선수들에게 대놓고 외면 당했다. 시상대에서 맥 호튼(호주)과 던컨 스캇(영국)은 잇달아 그와의 기념 촬영을 거부했다. 선수 대다수는 이른바 ‘쑨양 패싱’을 지지했다.

3년 전 쑨양에게 밀려 ‘금빛’이 ‘은빛’으로 바뀐 클로스 역시 문제 의식을 강하게 느꼈다. 광주대회를 마치고 29일 서울 오메가 청담부띠끄에서 만난 클로스는 “옳지 않은 방법을 쓴 선수는 대회에 내보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리우 올림픽 때 자유형 200m에서 (도핑) 양성 반응이 있었던 쑨양이 금메달, 내가 은메달을 따냈는데 이건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릴리 킹, 영국의 애덤 피티 등 많은 선수들이 도핑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 것에 대해 클로스는 “선수들이 합심해서 지적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 “(쑨양 관련 문제가) 올해 안에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클로스는 광주 대회에서 다리 부상을 안고 뛰느라 접영 100m와 200m에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는데 그쳤다. 이로써 ‘우상’ 펠프스의 뒤를 이어 접영 200m 3연패는 아쉽게 무산됐다. 클로스는 “광주 대회는 세계 신기록이 많이 나오는 등 훌륭하게 치러졌다”며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힘든 한 주였지만 부상 핑계는 대고 싶지 않다”고 돌이켜봤다.

채드 르 클로스. 오메가 제공

이번 대회는 자신의 주 종목 100m, 200m에서 미국의 케일럽 드레슬(23)과 헝가리의 크리스토프 밀라크(19)가 각각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젊은 피’들과 쉽지 않은 경쟁이었다. 클로스는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처음 방문한 한국에서 좋은 자극을 받고 간다”면서 “전례 없는 속도 경쟁을 경험한 만큼 남은 기간 (올림픽 금메달) 목표 달성을 위해 달려가겠다”고 다짐했다.

남아공 수영 선수로 최다 올림픽 메달(금1ㆍ은3)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한국 수영 및 꿈나무를 향해 “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 나 또한 올림픽 챔피언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 차근차근 나아가 이뤄냈다”며 “계영 경기 때 한국 팀과 나란히 1, 2레인에서 뛰었는데 한국 수영을 응원하는 관중의 함성이 엄청 큰 것을 보고 ‘한국 수영도 희망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더 많은 투자가 있다면 한국 수영 역시 큰 발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남아공 팀과 오메가 팀을 위해 도쿄에서 금메달을 탈환하겠다”며 “특히 2010년 유스 올림픽 때부터 인연을 맺은 오메가 팀은 이제 가족처럼 느껴진다. 오랜 시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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