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23일(현지시간)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항공기의 영공(air space) 침범에 대한 동맹국 한국과 일본의 대응을 강력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독도에 대한 언급은 피한 채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어느 나라 영공을 침범했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데이브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 및 러시아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을 서면으로 묻자 동맹인 한국과 일본에 대한 강력 지지를 밝히며 이렇게 답했다.
이스트번 대변인은 "미 국방부는 동맹인 한일과 이번 사안에 대해 긴밀 조율을 하고 있으며 그들(한일)이 중러 카운터파트와 외교채널로 후속 조치를 함에 따라 움직임들을 계속 모니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동맹 방어를 위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같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스트번 대변인은 어느 나라 영공에 대한 침범인지 분명히 밝히지 않은 채 '영공 침범'이라고만 표현했다. 영공 침범의 주체에 대해서도 중국과 러시아를 모두 지목했다. 또 '한국과 일본의 대응을 강력 지지한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미국이 러시아 군용기에 대한 한국의 경고사격은 물론 일본의 자위대 군용기 긴급 발진에 대해서도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사건에 대한 한일 대응을 함께 묶어 발표함으로써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까지 고려한 중립적 논평을 내놓은 셈이다.
앞서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전 중국과 러시아 폭격기가 동해 KADIZ에 무단 진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 군이 전방 1㎞ 거리로 360여 발의 경고사격을 가했다.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인근 한국 영공 침범 당시 일본의 자위대 군용기도 긴급 발진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가지회견에서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일본 고유의 영토이므로 영공 침범을 한 러시아에 대해서는 일본이 대응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일본 정부는 우리 군이 조기경보통제기에 경고사격을 한 것과 관련해서도 한국과 러시아 양국 정부에 모두 항의해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부각하려는 의도를 내비치기도 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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