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않으려던 할머니 “장애 있다”는 말에 가해자 용서 
평화의 소녀상. 연합뉴스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고 조롱해 공분을 샀던 남성이 경기 광주 ‘나눔의집’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찾아가 사과했다. 나머지 일행 3명도 이번 주 안에 할머니들을 찾아 사과할 계획이다.

23일 나눔의집 관계자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가해자 중 1명이 지난 20일 아버지와 함께 나눔의집으로 찾아왔다”며 “당사자는 할머니들에게 ‘죄송하다’고 용서를 구했다. 함께 온 아버지 말로는 아들이 자폐증이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할머니 한 분은 이 남성을 끝까지 용서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장애가 있다는 아버지 말에 용서를 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4명 다 극우사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맞는데, (사리에 맞게) 그걸 분별해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아닌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 사과하지 않은) 그들 중 한 명이 ‘우익집회 같은 데 나가면 자기들을 인정해 준다’는 말을 하더라.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인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20, 30대로 알려진 이들 4명은 지난 6일 새벽 4호선 상록수역 광장에 설치된 소녀상에 침을 뱉고 엉덩이를 흔드는 등 소녀상을 조롱해 공분을 샀다. 또 일본말로 “천황폐하 만세”라고 외치기도 했다. 당시 일본말을 사용한 것으로 미루어 이들이 일본인이라는 추측도 있었지만 러시아 혼혈 한 명을 포함, 모두 한국 국적 소유자로 파악됐다.

사건 이후 나눔의집 측은 이곳에 거주 중인 위안부 할머니 6명을 대리해 모욕죄로 이들을 고소했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모욕 혐의로 이들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나눔의집 관계자는 “4명 모두 할머니들에게 사과하면 고소를 철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록수역 평화의 소녀상은 거리 캠페인과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한 시민참여로 2016년 8월 15일 제71주년 광복절을 맞아 세워졌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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