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KT에 부정하게 취업시킨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다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1인 시위’로 자신을 기소한 검찰을 규탄했다. 김 의원은 시위 중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듯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피의사실 공표 정치검사 당장 수사하라’를 적은 팻말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섰다. 같은 당 임이자 장제원 의원 등이 김 의원의 시위를 지원했다.
김 의원은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도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다는 결백으로 버텼는데 검찰의 논리는 궤변 그 자체”라며 “정치판이 아무리 비정하고 피도 눈물도 없다지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억지스러운 논리로 죄를 만들어내고 무리하게 엮으려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의 수사 결과는 황당한 논리적 비약과 창의적, 소설적 상상력으로 점철된 궤변일 뿐이고 제아무리 정권에 부역하는 정치 검찰이라 해도 대한민국 사법질서를 교란하는 무리한 기소와 억지 논리는 안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지난주 스스로 생을 마감한 정두언 전 의원도 언급했다. 그는 “정 의원이 피를 토하며 억울한 심정을 드러냈던 저축은행 사건의 수사담당이 권익환 남부지검장"이라며 “이제는 그 억울한 심정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왼손으로 눈물을 닦아냈다.
KT 채용비리를 수사한 서울남부지검은 전날 김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2012년 KT 신입사원 공개채용 당시 김 의원 딸의 최종 합격은 이석채 전 KT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무마해준 대가라는 게 검찰의 기소 논리다. 검찰은 김 의원 딸이 공채 입사지원서를 내지 않은데다 적성검사를 치르지 않았고, 인성검사 결과는 불합격이었지만 합격으로 조작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의 기소에 반발한 김 의원은 “정치 검찰이 피의사실 공표를 통해 정치적으로 수사한 사건”이라며 서울남부지검 수사 지휘라인 검사 3명을 같은 날 피의사실 공표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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