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당이래 최저인 1.6… 정동영-박지원계, 서로 퇴진 요구
분당 위기에 놓인 민주평화당의 정당 지지도가 바닥을 기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우리공화당에도 뒤졌다. 지난해 2월 창당 이래 최악의 위기이지만, 평화당은 당권파와 반(反)당권파로 갈려 싸우느라 여념이 없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15~19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평화당 지지도가 직전 주보다 0.3%포인트 하락한 1.6%로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창당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지지도가 ‘0’으로 수렴하는 추세다. 평화당은 ‘마지막 믿는 구석’인 호남에서도 체면을 구겼다. 대구ㆍ경북 정당임을 노골적으로 강조하는 공화당(2.3%)과 평화당(2.6%)의 호남 지역 지지도가 비슷하게 나왔다. 평화당은 차라리 대구ㆍ경북(3.5%)에서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정동영 대표를 중심으로 한 소수파인 당권파와 박지원 의원이 이끄는 반(反)당권파(대안정치연대)는 22일에도 집안 싸움을 이어갔다. 수세에 몰린 당권파는 다수파인 대안정치연대에 대한 징계를 시사하며 반격에 나섰다. 정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ㆍ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유성엽 원내대표와 최경환 최고위원 등 반당권파 당직자들의 회의 불참을 겨냥해 “이렇게 계속 당무를 거부하는 것은 명백한 징계사유에 해당된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대안정치연대의 단체 행동을 “해당 행위”로 규한 뒤 “해산하고 당무에 복귀하라”고 요구했다.
반당권파 수장인 박지원 의원은 당권파의 집중 표적이 됐다. 당 청년위원장인 서진희 최고위원은 “박 의원은 또 다시 비례대표를 목표로 한다는 모욕의 얘기를 듣느니 20대 국회의원직을 명예롭게 마치는 것으로 정계에서 은퇴하기를 청한다”고 비꼬았다.
대안정치연대는 정 대표 퇴진을 요구하며 맞불을 놨다. 모임 대변인인 장정숙 의원은 논평에서“현재 당 지지율은 최하위로, 정 대표는 우물 안 개구리 합창의 지휘자임을 만천하에 드러냈다”면서 평화당 위기의 책임을 당권파에 돌렸다. 장 의원은 이어 “정 대표는 이제라도 당의 전면 쇄신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기를 바란다”며 대표의 결단만 있다면 우리는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 리얼미터ㆍYTN의 조사는 전국 유권자 2,50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포인트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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