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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과정에서 재산분할을 요구하지 않기로 합의했더라도, 현재 자산과는 별도인 공무원연금의 분할 지급까지 포기했다고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콕 집어서 연금을 포기하겠다는 합의가 없다면, 배우자의 분할연금 수급권은 재산분할과 별도 문제라는 의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 홍순욱)는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연금분할 불승인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퇴직 공무원인 남편과 2017년 이혼했다. 이혼소송 과정에서 “앞으로 위자료, 재산분할 등 일체의 모든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됐다. A씨는 지난해 10월 공무원연금공단에 전 남편의 연금을 분할해달라고 청구했지만, 공단은 조정 내용을 근거로 “A씨는 분할연금을 청구할 수 없다”며 불승인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는 “이혼소송에서 남편이 수령하는 공무원연금을 포기하는 내용의 합의를 한 사실이 없다”며 소송을 냈다. 공단과 전 남편 측은 “A씨가 소유권을 이전하는 대신 5,000만원을 지급받으면 더 이상의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는 내용으로 합의했다”면서 “연금분할 청구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이혼소송 과정에서 A씨가 자신의 분할연금 수급권을 포기하기로 하는 별도의 합의가 있었다거나 그러한 내용으로 조정이 성립됐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조정 내용은 “향후 재산분할 과정에서 누락되거나 은닉된 상대방의 재산이 발견되더라도 서로에 대해 재산 분할 청구 등을 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혼 배우자의 분할연금 수급권이 공무원연금법상 인정되는 고유한 권리임을 감안하면, 이혼 시 재산분할절차에서 명시적으로 정하지 않았다면, 분할연금 수급권은 당연히 이혼 배우자에게 귀속된다”고 설명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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