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왼쪽 두번째) 국회의장이 19일 오후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연합뉴스

여야 5당이 청와대 대표 회담에서 일본 경제 보복 조치에 초당적으로 대처키로 약속했으나 6월 국회는 내내 표류하다 대일 결의안조차 채택하지 못하고 19일 문을 닫았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북한 목선 국정조사와 정경두 국방부장관 해임 건의안을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연계한 것이 직접 원인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연계 불가’ 입장만 고집한 탓도 크다. 여야가 말로는 ‘위기’ 운운하면서 범국민적 비상협력기구까지 구성하겠다고 발표하고도 당파적 이익을 앞세워 국회를 팽개쳤으니 낯 뜨겁고 민망하다.

이런 결과가 예상되긴 했다. 청와대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추경안의 조속한 처리와 함께 소재ㆍ부품 지원 추가예산을 요청했으나 정 장관 해임을 요구해온 한국당 등이 부정적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6월 국회 마지막 날인 어제도 안보 파탄과 군 기강 해이를 이유로 정 장관 해임 건의안 처리나 북한 목선 귀순사건 국정조사를 추경안 처리 조건으로 내걸었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두 조건 모두 거부하면 추경안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고 경고까지 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국정조사나 해임 건의안이 추경의 조건이 될 수 없다는 청와대 입장만 되풀이했다.

일본의 보복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추경안 처리를 90일 가까이 볼모 삼아 정치적 요구를 관철하려는 한국당 태도는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하지만 유연성을 발휘해 야당의 협조를 얻어내야할 민주당이 국회의장의 중재마저 거부하며 원칙만 고집하는 것은 더 볼썽사납다. 대북 경계태세가 문제될 북한 목선 국정조사는 수용하기 어렵다 해도, 야당의 굿판으로 끝날 정 장관 해임 건의안까지 극구 반대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정부ㆍ여당이 진정 추경안 처리가 급하고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면 청와대 회담에서 정동영 평화민주당 대표가 상생의 정치를 주장하며 “여당이 국방부장관 해임 건의안을 양보해야 한다”고 말한 뜻을 잘 새겨야 한다. 바른미래당이 추경안, 대일 결의안, 해임 건의안 일괄 처리를 위한 '원 포인트' 국회를 제안하며 “여당이 해임 건의안을 막아서면 국회는 한 걸음도 나갈 수 없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당은 더 큰 눈으로 정국을 바라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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