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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올림픽 ‘양궁 사건’에 일본 경제 보복 해법 있다?

입력
2019.07.1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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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활 제조업체 삼익스포츠 성장 사례 눈길 

2000년 호주 시드니양궁공원에서 열린 여자개인 16강 양궁경기에서 윤미진 선수가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0년 호주 시드니양궁공원에서 열린 여자개인 16강 양궁경기에서 윤미진 선수가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일본의 경제 보복 해법이 우리나라 ‘양궁’에 숨어 있다?

1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국산 활 제조업체였던 삼익스포츠 성장 사례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미국 제조업체의 활을 쓰지 못하게 된 한국 선수들이 국내 업체에서 제작한 활로 성과를 거둔 사례였다. 일본 수출 규제의 위기를 한국 경제 새로운 도약 발판으로 삼자는 취지였다.

사연은 이렇다.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세계적인 양궁 제조업체인 미국 호이트사는 최신 기술이 적용된 활을 의도적으로 자국 선수들에게만 판매했다. 당시 국내 제조업체 삼익스포츠와 윈앤윈이 있었으나, 해외 기업에 비해 품질이 떨어져 국내 시장에서도 외면 받고 있었다.

한국 남자 대표팀 선수들은 호이트사의 활을 구하지 못해 성능이 떨어지는 활을 들고 경기에 임했다. 결국 대표팀은 단체전 은메달 기록에 만족해야 했고, 미국이 남자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각각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그 해 대한양궁협회는 ‘1997년부터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국내 대회에서 외제 활을 사용할 수 없다’는 지침을 내렸다. 협회의 보호 조치를 기반으로 안정된 수익을 얻게 된 삼익스포츠는 기술 개발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활의 소재를 향상시키기 위해 세계 모든 종류의 카본 소재를 시험해 보는 등 노력을 거듭해 해외 업체에 뒤지지 않는 활을 만들어냈다.

한국 대표팀은 2000년 호주에서 열린 시드니 올림픽에 국산 활을 들고 출전했다.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과 개인전(윤미진)에서 각각 금메달을, 남자 대표팀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후 해외의 다른 선수들도 국산 활을 찾기 시작하면서 삼익스포츠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양궁 금메달리스트 4명이 모두 삼익스포츠 활을 사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는 점유율이 선수용 시장의 20%, 레저용 시장의 40~45%를 차지하게 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남자 대표팀 선수 장용호(왼쪽부터) 임동현 박경모 선수.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남자 대표팀 선수 장용호(왼쪽부터) 임동현 박경모 선수. 한국일보 자료사진

삼익스포츠 성공 사례를 소개한 게시자는 “불완전함은 실패가 아니라 더 나은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이라며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해답이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누리꾼들은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우리도 어려운 상황을 성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더 큰 고통도 있었는데, 이겨냈다. 우리의 질긴 국민성을 보여줄 때” “지금 상황에 딱 맞는 이야기”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현재 삼익스포츠는 어떻게 됐을까. 안타깝게도 2015년 파산한 상태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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