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당시 日서 제공한 3억달러 두고 진실공방 
 당시 위원장으로 이해찬 등 참여… 靑 “징용 등 불법행위는 포함 안돼” 
 공동위원장 양삼승 “개인청구권 소멸 표현 없지만 완곡한 표현”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유가족들이 16일 오전 청와대 인근에서 피해보상 해결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참여정부 시절 ‘한일회담 문서 공개 민관 공동위원회’ 발표 내용의 해석을 둘러싸고 공방이 일고 있다. 2005년 8월 공동위가 발표 내용에 강제징용에 대한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 문제를 어떻게 규정했는지를 두고서다. 당시 공동위에 참여했던 핵심 인사가 ‘개인 손해배상 청구권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하는 반면, 청와대와 정부는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청와대는 17일 <“강제징용 보상은 1965년 청구권 협정에 포함”, 노무현 정부 당시 민관 공동위서 결론 낸 사안> 제목의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반박 입장을 내고 “노무현 정부 당시 공동위에서 ‘강제동원 피해 관련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 청구권협정에 포함된다는 결론을 내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고민정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당시 공동위는 ‘한일 청구권협정은 한일 양국 간 재정적, 민사적 채권ㆍ채무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청구권협정에 의하여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다’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당시 공동위는 ‘한일 협정으로 일본으로부터 받은 무상자금 3억달러에 강제징용 보상금이 포함됐다고 본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1965년 협정 체결 당시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국가가 어떤 경우에도 개인 권리를 소멸시킬 수 없다는 주장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공동위에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위원으로, 국무총리였던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위원장으로 참여했다”고 전했다.

본보가 확인한 결과, 공동위가 2005년 8월 25일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비슷한 내용이 담겨 있다. 공동위는 당시 보도자료에서 “청구권협정은 기본적으로 일본의 식민지배 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전제하면서 “반인도적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청구권협정에 의해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고,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청구권협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시한 건 △일본군위안부 문제 등 반인도적 불법행위 △사할린동포 문제 △원폭피해자 문제 등 세 가지였다. 강제징용 문제는 따로 언급하진 않았다. 그러면서 청구권협정을 통해 일본에 받은 3억달러와 관련해선 “강제동원 피해보상 문제 해결 성격의 자금 등이 포괄적으로 감안돼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양삼승 법무법인 화우 고문은 18일 통화에서 “당시 강제징용에 관한 개인청구권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정리가 된 거라고 이해하는 게 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 고문은 “보도자료에 ‘개인청구권이 소멸된 것’이라고 나오진 않지만 우리 정부가 받은 3억달러에 그 내용(개인청구권 소멸)도 포함된 것으로 보여진다는 식의 완곡한 표현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보도자료에 강제징용과 관련한 명시적 표현이 없다며 무리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발표 내용을 보면 불법행위에 대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이 남았다는 점을 분명하게 명시했다”며 “3억달러에 국가 대 국가 간 강제동원 피해보상 성격이 있다고 밝힌 것을, 불법행위에 대한 개인의 배상청구권을 소멸시킨 것이라고 해석하는 건 크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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