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잠재성장률 2.5~2.6%로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18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까지 하향 조정하면서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 추정치도 2.5%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기 부양을 통해 일시적으로 3%대 성장률은 찍을 수 있어도, 우리 경제가 무리 없이 성장할 기초체력이 이제는 2.5% 수준이라는 의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최근 우리 경제의 구조 변화를 반영해 잠재성장률을 새로 추정한 결과, 2019~2020년 잠재성장률을 2.5~2.6% 수준으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가 생산요소를 총동원하되 물가상승 등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의미한다. 노동과 자본, 기술ㆍ제도 등 각 생산요소의 기여도를 추정하는 방식으로 계산하고 있다.
잠재성장률이 하락한다는 건, 곧 경제의 기초체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은은 2017년에 2016~2020년 연평균 잠재성장률을 2.8~2.9%로 전망했는데, 불과 2년여 만에 이를 다시 0.3%포인트 가량 더 낮춰 잡은 것이다.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는 폭도 가파르다. 한은 추계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5% 내외로 평가됐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3% 초중반으로 하락한 뒤 갈수록 하락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2000년대 들어 잠재성장률 하락의 주요 원인은 기술혁신과 제도개선 등 효과를 의미하는 ‘총요소생산성’의 하락이었다. 하지만 이날 한은이 경제전망보고서에서 밝힌 2010년대 이후 잠재성장률 하락 원인은 ‘고령화로 인한 15세 이상 인구 증가세 둔화와 투자 부진’이다. 저출산ㆍ고령화가 본격적인 우리 경제의 성장 저해 요소로 부상한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 3월 실시한 장래인구특별추계에 따르면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2020년부터 10년간 연평균 33만명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고령화 외에도 정년 연장으로 인해 실업률이 상승하고, 평균 근로시간이 감소하는 등의 이유로 2018~2022년 중 노동의 잠재성장률에 대한 기여도가 0%포인트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