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K리그 올스타전 딜레마
이번달 31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펼쳐지는 MLS 올스타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MLS 올스타전 공식 이미지. MLS 제공

올해 K리그 올스타전은 유벤투스와의 친선경기로 대체되며 사실상 2년 연속 미개최로 남게 됐다. 매년 올스타전의 성격이 바뀌는 등 정체성이 희미해지면서 제대로 존속하거나, 아예 없애는 게 낫단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세계적으로 프로축구는 올스타전을 열기에 적합하지 않단 인식이 강하다. 구단 별 정체성도 워낙 강한데다, 라이벌 팀 선수들을 한 데 묶어놓는데 대한 거부감이 크다. 그나마 프로축구에서 성공적으로 올스타전을 이어가는 리그는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 사커(MLS)다. MLS 올스타전은 1996년부터 시작돼 그 역사는 K리그보다 짧지만 흥행과 사업성을 점차 높여가고 있다.

본래 동부와 서부로 나뉘어 맞붙던 방식이 2005년부터 MLS 올스타 대 유럽 클럽간 대결로 정형화되며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첫 회 잉글랜드의 풀햄을 시작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바이에른 뮌헨 등 세계 최고의 클럽들과의 매치업이 성사됐다. 2017년엔 레알 마드리드, 2018년 유벤투스에 이어 올해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오는 3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맞붙는다.

MLS 올스타 팀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 면면을 보면 사실상 세계 올스타에 가깝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8ㆍLA갤럭시)와 웨인 루니(34ㆍDC유나이티드),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35ㆍ시카고 파이어) 등 전성기는 지났지만 이름값 높은 스타들이 포진해 있어 티켓파워도 높다. 때문에 지난해 유벤투스전이 열린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은 7만2,317명의 만원 관중으로 꽉 들어차며 성황을 이뤘다.

이번달 31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펼쳐지는 MLS 올스타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MLS 올스타전 전날인 30일, 경기 출전 선수들의 스킬 챌린지 대회가 열린다. MLS 제공

경기 자체뿐만 아니라 관련 프로그램이 알차다는 것이 한국의 올스타전과 큰 차이점이다. MLS 올스타전은 사실상 하나의 경기라기 보다 축제에 가깝다. ‘올스타 위크’를 지정, 경기 4일 전부터 시내 곳곳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 흥을 돋군다. 올해는 출전 선수들의 볼 다루는 기술을 뽐내는 스킬 챌린지부터 시작해, 축구게임 피파(FIFA) 19로 선수들과 팬들이 맞붙는 e스포츠 이벤트, 싱어송 라이터이자 라틴팝의 황제 프린스 로이스(30)의 공연 등이 펼쳐진다. 단순 식전행사가 아니라 개별 티켓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축구팬에 국한되지 않고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행사들로 구성돼 하나의 큰 지역 축제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2016년 KBO 올스타전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된 민병헌(두산)과 부상으로 제공된 차량. KBO 제공

한국의 경우 프로야구(KBO)가 38년째 올스타전을 이어가면서 하나의 역사와 스토리를 쌓고 있다. 1982년 동군과 서군으로 나뉘어 치르는 경기가 현재는 ‘드림’과 ‘나눔’팀의 대결로 이어지고 있고, ‘미스터올스타’로 불리는 경기 최우수선수(MVP)에게 매년 승용차를 선물하는 역사도 계속됐다. 미국프로야구(MLB)의 홈런 더비를 본 따 치러지는 ‘홈런레이스’는 1993년부터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열리며 팬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K리그에도 이와 유사한 ‘캐논슈터 선발전’ 등이 본 경기보다 인기를 끈 적이 있으나 이젠 올드팬들의 추억으로만 남게 됐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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