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여동생 기리는 문신 새긴 뒤 도쿄올림픽 출전권 획득
독일 오픈워터 대표팀 플로리안 벨브록(22)이 어릴 적 물놀이하다 여동생을 잃은 아픔을 딛고 오픈워터 금메달을 따냈다.
어릴 적부터 가족들과 집 근처 수영장에서 많은 추억을 쌓았던 벨브록은 9살이었던 2006년 12월 14일 평생 잊을 수 없는 아픔을 맞았다. 수영하던 여동생 프란체스카가 벽에 머리를 세게 부딪혀 정신을 잃었고, 응급조치를 했지만 결국 숨을 거둔 것이다.
벨브록의 가슴 아픈 사연은 지난해 독일 지역매체 폴크스슈팀메와 인터뷰를 통해 알려졌다. 그는 “어린 나이에 큰 충격을 받았으며 여동생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물속에서 여동생을 잃었지만, 벨브록은 수영을 멈추지 않았다. 충격을 딛고 일어선 그는 남다른 실력을 보이며 엘리트 코스를 차근히 밟았고, 벨브록은 빠르게 성장했다. 독일 대표팀에 뽑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까지 획득한 그는 리우올림픽에선 남자 자유형 1,500m에서 32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발견했다.
경영에서 두각을 보인 벨브록은 무대를 확장해 ‘수영마라톤’인 오픈워터 2018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경영과 오픈워터(수영 마라톤), 두 종목에 모두 출전해 남자 자유형 1,500m에선 금메달, 오픈워터 단체전에선 은메달을 획득했다.
세계적인 수영 선수가 된 벨브록은 먼저 세상을 떠난 여동생을 잊지 않았다. 그는 최근 프란체스카를 기리는 의미에서 가슴 왼편에 특별한 문구를 문신으로 새겨 넣었다. 벨브록은 16일 여수 앞바다에서 열린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오픈워터 남자 10㎞ 경기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질주했고, 그는 보란 듯 세계적인 선수들을 제치고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며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까지 따냈다.
경기 후 만난 벨브록은 여동생에 관한 질문에 정중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벨브록은 “믿을 수 없는 결과를 만든 것 같다”며 “2020년 도쿄올림픽에선 모든 힘을 다해 최고의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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