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선수 최초이자, 박태환(경영) 이후 한국 선수 두 번째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메달을 목에 건 김수지(21ㆍ울산광역시청)는 14일 “내 생애 가장 많은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며 “아직 답장을 못 드린 분도 있다”고 말했다. 거듭 밝은 표정으로 “기쁘고 영광”이라고 했지만 애써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했다.
김수지가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가장 신경을 쓴 종목은 동메달을 획득한 1m 스프링보드가 아닌 3m 스프링보드다. 3m는 결승(상위 12위)에 오르면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다. 반면 1m는 아직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니다. 김수지는 “3m 스프링보드는 1m와 차원이 다르다”며 “정말 어렵다”고 털어놨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김수지는 15일 광주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3m 싱크로나이즈드 스프링보드에서 조은비(24ㆍ인천시청)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이 종목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결승 무대에 오른 이들은 5차 시기 합계 258.75점으로 12위에 자리했다. 결선 진출 팀 중에선 최하위다.
김수지는 경기 후 “아쉽지만 괜찮다”며 “3m 스프링보드 종목이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데, 그 동안 많은 훈련을 해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3m 스프링보드는 오는 18일 예선, 준준결승/준결승을 거쳐 상위 12명이 19일 펼쳐지는 결승에 진출한다. 김수지의 진짜 목표는 결승행이다. 도쿄올림픽 진출 티켓 때문이다. 국가대표팀 지도자인 박유현 국민체육진흥공단 다이빙 감독은 “김수지의 주 종목(3m 스프링보드)에 비슷한 수준의 선수가 20명 정도 있다”면서 “당일 컨디션 등이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김수지가 도쿄행에 욕심 내는 이유는 4년 전 아픈 과거 때문이다. 14세였던 2012년 런던올림픽에 한국 선수단 가운데 막내로 출전했지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때는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당시 충격을 떠올리면서 한숨을 내쉰 김수지는 “2012년엔 어리다는 이유로 관심을 받았지만 2020년 도쿄에선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다짐했다.
광주=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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