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 온도 올라가면서 비브리오균 크게 증가
바닷물 온도가 크게 올라가는 7월부터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비브리오 패혈증은 7~9월에 많이 발생한다”며 “비브리오 패혈증을 일으키는 균에 감염될 우려가 높은 어패류를 날로 먹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비브리오 패혈증균)에 감염되는 병이다. 이 균을 가지고 있는 어패류를 익히지 않거나 덜 익혀 먹거나 어패류나 바닷물, 갯벌에 들어 있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균이 피부 상처에 접촉되면 감염된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잘 감염되며, 만성 간질환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면 치사율이 40~50%나 된다. 피부에 상처가 있거나 물놀이 중 조개와 같은 날카로운 물체에 다쳤다면 바닷물 접촉을 피하고 소독하며 상처 부위에 반점과 수포가 생긴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정진원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리면 오한, 발열, 설사, 복통, 다리 통증, 물집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며 "기저(基底) 질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고위험군은 치사율이 높아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했다.
비브리오 패혈증의 잠복기는 12시간이며 기존에 앓고 있던 질환이 없는 사람은 항생제 투여와 외과적 치료로 대부분 회복된다. 김선빈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비브리오 패혈증 증상이 심해지면 쇼크에 빠지기도 한다”며 “그러면 회복하기 매우 힘들며, 발병 후 48시간 이내 사망할 수 있다”고 했다.
간질환, 알코올 중독자,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거나 부신피질호르몬제나 항암제 복용 중이거나 암, 재생불량성 빈혈, 백혈병, 장기 이식, 면역결핍 환자는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리면 치사율이 50%까지 높아지므로 예방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하려면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지 말고,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충분히 가열한 뒤 섭취해야 한다. 어패류는 수돗물로 2∼3회 깨끗이 씻고 횟감용 칼과 도마는 반드시 구분해서 사용한다.
해산물을 다룰 때에는 장갑을 착용하고 날생선을 요리한 도마나 칼 등에 의해 다른 식품에 교차 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조리하지 않은 해산물로 인해 이미 조리된 음식이 오염되지 않도록 구분해서 보관한다. 또한 상처가 있다면 바다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김영식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주로 생선회, 생굴 등 날 해산물을 먹은 만성간염, 간경변증 환자에게 주로 발생하는데 환자의 90% 이상이 40~50대 남성"이라며 "따라서 비브리오 패혈증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반드시 해산물을 익혀 먹어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비브리오패혈증 예방수칙=""> 비브리오패혈증>
-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바닷물에 들어가지 않는다.
- 어패류는 5도 이하로 저온 보관하고 85도 이상 가열 처리한다.
- 조개 껍질이 열린 뒤 5분 간 더 끓인다.
- 날생선과 어패류를 요리한 도마·칼 등은 반드시 소독 후 사용한다.
- 어패류를 장만할 때는 조리장갑을 착용하고, 조리할 땐 꼭 흐르는 수돗물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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