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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위증 논란 뻔한데… ‘대윤’은 왜 ‘소윤’ 위해 거짓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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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위증 논란 뻔한데… ‘대윤’은 왜 ‘소윤’ 위해 거짓말했나

입력
2019.07.09 18:42
수정
2019.07.09 20:3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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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잇단 해명에도 풀리지 않는 의문점 ]

“윤대진 보호하려는 마음에…” 불구 굳이 후배 방패막이 자처 의문

친족 사건엔 동생 알선 가능한 데 제3자가 소개한 것도 석연치 않아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8일 오전 질의를 마친 윤 후보자가 자리를 떠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8일 오전 질의를 마친 윤 후보자가 자리를 떠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위증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인사청문회 직전까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 준 적이 없다고 부인하다가 녹취파일이 공개되자 애매한 화법으로 얼버무리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까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윤대진 검찰국장 등이 뒤늦게 윤 후보자를 엄호하고 나섰지만 논란은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

윤 국장은 위증 논란이 번지자 9일 출입기자단에 “이남석 변호사는 내가 중수부 과장할 때 수사팀 직속 부하였다. 소개는 내가 한 것이고 윤석열 후보자는 관여한 바가 없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윤 후보자가 주간동아에 그렇게 인터뷰를 했다면 나를 드러내지 않고 보호하기 위해 그런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이 변호사도 “당시 윤 국장이 ‘수사배경이 좀 의심스러우니 형을 만나 이야기 좀 들어봐 달라’고 해, 한동안 말 상대를 해줬다”고 밝혔다.

윤 국장은 특히 “윤 후보자가 나설 상황이 아니었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2012년 윤 국장의 친형인 윤 전 서장이 육류사업자로부터 세무조사 무마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윤 국장이 중수부 과장으로 재직할 때 수사팀 부하였던 이 변호사를 소개시켜 줬다는 것이다. “제가 윤 전 세무서장의 친동생이고, 이 변호사는 제 밑에 있던 사람인데 두 사람을 소개한 사람이 누군지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된다”게 윤 국장의 해명이다.

윤 국장 등의 해명은 윤 후보자의 뒤늦은 설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윤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녹취파일이 공개되자 “윤대진 검사를 보호하려는 마음에 이 변호사에게 윤 전 서장을 만나 얘기나 들어 보라고 한 것이고, 이 변호사가 선임되지는 않았다”고 뒤늦게 애매하게 답변했다.

하지만 대윤(大尹)과 소윤(小尹)으로 불리는 두 검찰 간부의 말을 그대로 믿는다 하더라도 의문은 남는다. 우선 왜 굳이 윤 후보자가 방패막이를 자처했느냐 하는 점이다. 법조계에서는 윤 후보자와 윤 국장이 모두 현직 부장검사인 상황에서 제3자가 나서는 것보다 동생이 형의 일을 돕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고 지적한다. 변호사법도 ‘사건 당사자가 친족인 경우’는 예외적으로 변호사 소개와 알선을 허용하고 있다. 특히 윤 후보자의 청문회 발언대로라면 윤 전 서장과는 1년에 한번 정도 각자 돈 내고 골프 치거나 점심을 먹는 정도의 데면데면한 관계인데, 친동생을 보고 발벗고 나섰다는 대목은 영 석연치 않다.

무엇보다 윤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내내 변호사 소개 사실 자체를 부인하다 녹취파일이 공개된 뒤에야 말을 바꾼 대목은 어떤 이유로든 설명이 되지 않는다. “(변호사 선임이 아니라) 그냥 사람을 소개한 것”이라는 윤 후보자의 뒤늦은 해명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도리어 어불성설이라는 반응이 많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윤 국장 스스로 이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하는데, 그럼 윤 후보자는 녹음 파일이 공개된 뒤에도 거짓말을 했다는 말밖에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법조계에서는 윤 후보자의 위증논란 뒤에는 끝까지 숨길 수밖에 없는 어떤 다른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번지고 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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