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ㆍ배재ㆍ세화고 등 대거 지정 취소
전국단위 하나고, 한가람고 등 5개교만 통과
최고점은 80점대 “60~70점대 점수 몰려”
자사고 측 “원천무효” 법적 대응 예고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박건호(가운데) 교육정책국장이 서울 지역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평가 대상인 13개 자사고 중 8개교에 대한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홍인기 기자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은 서울 시내 13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중 8개교가 무더기로 탈락했다. 절반 이상(약 62%)이 일반고 전환 절차를 밟게 되면서 학교 현장을 둘러싼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인천 포스코고는 재지정 문턱을 넘었다. 이로써 올해 평가 대상 전국 24개 자사고 중 절반가량인 11개교가 ‘탈락’ 성적표를 받게 됨에 따라, 최종 취소 여부를 결정하는 교육부의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8일 자율학교 등 지정ㆍ운영위원회를 열고 이들 자사고의 운영성과 평가(재지정 평가) 결과를 심의한 결과, 평가 대상 13개교 중 8개교는 지정 목적 달성이 어려워 지정 취소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이 정한 재지정 기준점인 70점을 넘지 못한 8개교는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이대부고, 중앙고, 한대부고다. 이들 학교 중 한대부고를 제외한 7개교는 2014년에도 지정취소나 취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서울 지역 평가 대상 중 유일한 전국단위 자사고인 하나고를 비롯해 동성고, 이화여고, 중동고, 한가람고는 합격선을 넘어 향후 5년간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학교별 총점과 지표별 점수 등은‘줄 세우기 논란’등을 이유로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학교 측에만 통보했다. 평가를 통과한 5개교 중 최고점은 80점대로 알려졌다. 박건호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대부분 학교의 점수대가 60~70점대에 몰려 재지정된 학교와 취소된 학교 간 큰 차이가 없었다”면서 “2014년 평가 때 지정 취소나 취소유예 처분 등을 받은 학교 모두 탈락한 건 이들 학교가 지난 5년 동안 개선 노력이 부족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지정 취소된 8개교는 선행학습 방지 노력 등 교육과정 운영(30점 만점) 영역에서 비교적 많은 감점을 받았다는 게 교육청 측 설명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8개교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는 청문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후 교육부 장관은 한 차례 심의를 거쳐 동의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교육부관계자는 현 중3에게 적용되는 고입전형 기본계획이 오는 9월 초까지 공고돼야 하는 만큼 “재지정 평가 내용과 평가 적합성 등을 엄중히 심의해 신속하게 동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사고 측은 즉각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서울시자사고학교장연합회와 학부모 및 동문연합회는 이날 결과에 대해 “각본에 짜맞춘 부당한 평가는 원천무효”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연합회는 “(행정)소송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끝까지 저지하겠다”며 “평가기준 설정과 평가위원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비롯,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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