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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미국 캘리포니아 덮친 규모 7.1 강진… 주민들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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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미국 캘리포니아 덮친 규모 7.1 강진… 주민들 ‘패닉’

입력
2019.07.06 16:04
수정
2019.07.0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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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6.4 지진 하루 만에 더 강력… NBA 경기 중단, 멕시코서도 감지

곳곳서 건물ㆍ집 흔들리고 화재도 잇따라… 일부 부상자도 보고돼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이날 캘리포니아주 유카밸리 지역의 월마트 매장에 진열됐던 음식들이 지진으로 인해 바닥에 떨어진 채 널브러져 있다. 유카 얄리=AP 연합뉴스
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이날 캘리포니아주 유카밸리 지역의 월마트 매장에 진열됐던 음식들이 지진으로 인해 바닥에 떨어진 채 널브러져 있다. 유카 얄리=A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남부를 5일(현지시간) 규모 7.1의 강진이 강타했다. 최근 20년새 일어난 가장 강력한 지진이다. 전날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이튿날 더 센 강도의 지진까지 일어나자 극도의 공포감이 이 지역에서 확산하고 있다.

미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19분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북쪽으로 202㎞ 떨어진 곳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당초 40㎞로 관측됐다가 10㎞로 정정됐다. 미 지질조사국(USGS)도 전날 지진 발생 지역인 캘리포니아주 남부 컨카운티 리지크레스트에서 북동쪽으로 17㎞ 떨어진 지점에서 이날 규모 7.1의 지진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CNN은 “과학자들은 (4일 지진 이후) 1,400회 이상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공대의 지질학자 루시 존스는 CNN에 “5일 지진의 경우, 전날 지진보다도 10배 이상 강력하다”며 “4일은 전진(前震)이었고, 이날 지진이 본진(本震)이라고 설명했다. NYT도 이날 강진에 대해 “방출된 에너지량은 4일 지진보다 약 8배 더 많다”고 보도했다.

이날 강진은 캘리포니아 남부 역사상 20년 만에 가장 강력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캘리포니아에선 1999년 10월 모하비 사막 인근에서 규모 7.1의 강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 지진 관측 이래 이 지역에서 측정된 역대 최대 규모의 지진은 1872년에 일어난 규모 8의 강진이었다고 NYT는 설명했다. 리지크레스트 서쪽 포터빌에 거주하는 도널드 캐슬은 “집이 20~25초 정도 흔들렸다”고 CNN에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리지크레스트에서 5일 발생한 규모 7.1의 강진으로 인해 한 가옥이 화재로 불타오르고 있다. 리지크레스트=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리지크레스트에서 5일 발생한 규모 7.1의 강진으로 인해 한 가옥이 화재로 불타오르고 있다. 리지크레스트=로이터 연합뉴스

컨카운티 소방국의 매건 퍼슨 공보국장은 “부상자 여러 명과 화재 여러 건이 있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부상자 상태, 화재 크기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일부 가구는 정전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도로 일부 구간이 내려앉거나 건축물이 훼손됐다는 보고도 잇따르고 있다. 인근 샌버나디노 카운티 소방국은 트위터를 통해 “집들이 움직이고, 토대에 균열이 생겼으며, 옹벽이 무너졌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중대한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공포감에 떨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리지크레스트의 한 호텔 투숙객인 레나 팬찰은 호텔 내의 사람들이 실내는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 바깥으로 나갔다면서 “상황이 매우 안 좋다. 너무 무섭다. 두 아이를 데리고 있지만 아무도 우리를 돌봐주지 못하고 있다”고 NYT에 말했다. 이 신문은 “5분마다 여진이 느껴진다” “불안감이 한계를 넘어섰다”는 다른 주민들의 말도 전했다.

게다가 이날 강진의 여파는 대도시인 LA에까지 미쳤다. 미 프로야구(MLB) LA다저스 홈구장에서 열린 다저스-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경기 도중 기자석이 휘청거리고 일부 팬들이 비상구로 급히 뛰쳐나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심지어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미 프로농구(NBA) 뉴욕 닉스-뉴올리스언스 펠리컨스의 경기는 지진 탓에 중단되기까지 했다. LA도심의 한 고층빌딩에선 30초간 건물이 크게 흔들렸다는 증언이 잇따랐다. LA 일부 지역에선 정전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LA 한인타운에 사는 교민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퍼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큰 부상이나 인프라시설 파괴 등 심각한 피해는 없었다고 LA 소방당국은 공식 발표했다. USGS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번 강진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와 멕시코에서도 감지됐다”고 밝혔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주 비상대책반 사무소를 가동하는 한편, 경계 수준을 최고 단계로 끌어 올리라고 지시했다. 그는 컨카운티 일대에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CNN은 “(주정부) 관리들은 앞으로 지진이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외교부는 “6일 오후 6시(한국시간) 현재 주LA 총영사관과 영사콜센터를 통해 접수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며 “외교부와 주LA 총영사관은 계속해서 우리 국민 피해 여부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며, 피해가 확인될 경우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LA 총영사관은 전날부터 ‘추가 지진 발생 가능성’ 및 ‘지진발생 시 행동 요령’을 전파하는 등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해 왔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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