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바이킹시긴호 선장, 충돌 50초 뒤에야 선실서 나와” 음성기록 공개
지난 5월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사고 후 다시 상업운행을 재개한 크루즈선 바이킹 시긴호가 지난달 10일 충돌 흔적이 도색된 채로 헝가리 비셰그라드에 정박돼있다. 비셰그라드=AP 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한국-헝가리 합동 육상수색팀이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 추정 시신 1구를 수습했다. 정부합동신속대응팀은 이날 이 같이 밝히면서 지난 5월 29일 부다페스트에서 침몰한 허블레아니호에 탑승했던 승객이었는지 현재 신원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지 언론을 통해서 당시 사고를 낸 바이킹시긴호 선장이 유람선 허블레아니호를 들이받은 뒤 50초 뒤에야 선실에서 나와 사태를 파악하기 시작했으며, 3분 뒤 첫 교신을 시도했음을 보여주는 기록이 공개되기도 했다. 또 사고 당시 바이킹시긴호에 탑승했던 승객들이 선장에 허블레아니호의 존재를 알린 사실도 확인됐다.

4일 헝가리 언론 마자르넘제트는 지난 5월 29일 밤 사고 당시 정황이 담긴 블랙박스 내용을 확보해 분초 단위로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바이킹시긴호에 탑승한 승객들은 유리 C. 선장에게 소리를 지르며 허블레아니호의 존재를 알렸다. 충돌 직전인 오후 9시5분38초에 한 여성 승객이 "세상에, 배! 배!"하고 비명을 지르고, 이 외에도 최소 두 명의 다른 목소리가 9시5분43초까지 "배! 배!", "어쩜!"이라고 소리친다.

그로부터 몇 분 후, 또 다른 여성이 선장을 향해 "당신, 배를 쳤어!"라고 소리치고, 한 남성이 영어로 "뭐라고?"라고 하는 소리가 들린다. 마자르넘제트는 "뭐라고?"라고 대답하는 이 목소리가 유리 선장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영상은 당시 배에 탑승했던 한 미국인 관광객 커플이 상갑판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56초 뒤인 오후 9시 6분 초단파 채널을 통해 헝가리어와 독일어로 “물속에 사람이 있다”는 음성이 송신됐으나, 바이킹시긴호는 항행을 멈추지 않았다. 매체는 이 같은 기록이 결국 유리 선장이 사고 당시 조타실에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덧붙였다. 또 전문가와 승객의 증언을 인용해 선장이 있던 위치에서 허블레아니호를 볼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날 현지 매체 리포스트도 사고 당시 바이킹시긴호의 갑판 음성과 레이더 기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리포스트는 충돌 50초가 지난 뒤에야 유리 선장이 선실에서 나와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고, 3분 21초가 지나서야 항해통제센터에 교신을 시도했으나 영어와 러시아어, 독일어가 뒤섞이면서 경찰 신고가 제대로 접수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매체 헤지빌라가스다셰그는 유리 선장이 사고를 전후해 메시지 앱(애플리케이션) ‘바이버’에서 메시지를 전송했다가 삭제한 정황이 있다고 전했다. 증거 인멸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한편 5일 정부합동신속대응팀은 한국-헝가리 합동 육상수색팀이 이날 오전 11시 56분 부다페스트 유람선 침몰 사고 지점에서 약 66km 떨어진 머카드 지역에서 여성 추정 시신을 발견했으며, 현재 신원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허블레아니호에 탑승했던 한국인은 총 33명으로 7명은 구조됐으나 24명이 숨졌고 2명이 실종 상태다. 이날 발견된 시신이 탑승객으로 확인될 경우 실종자는 1명만 남게 된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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