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태양광 사업 90% 축소… 현실에 막힌 신재생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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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태양광 사업 90% 축소… 현실에 막힌 신재생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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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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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어촌公 “무리한 추진” 공공기관으로선 이례적 용기 

 주민들 “환경훼손” 반대… 곳곳 태양광ㆍ풍력 표류 

농어촌공사의 신재생에너지 목표치 변화. 그래픽=강준구 기자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시책에 발맞춰 전국 저수지 위에 원자력발전소 4기 발전량을 대체할 ‘수상 태양광 시설’을 짓겠다고 공언했던 한국농어촌공사가 최근 사업계획을 당초의 10분의 1로 대폭 축소했다. 전임 사장의 무리한 욕심이었다는 시각도 적지 않지만, 공공기관이 뒤늦게 현실적 어려움을 깨닫고 정부 시책을 거스르는 일종의 ‘양심 고백’을 한 셈이다.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높이는 현 정부의 ‘3020 프로젝트’가 결코 만만한 과제가 아님을 드러내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재생에너지 목표 4,280→422MW 

1일 정부와 농어촌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는 최규성 전 사장 취임 직후인 작년 4월 전국 3,400여개 저수지 중 899곳에 약 7조원을 들여 수상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 61MW(2017년 기준)에 불과했던 공사 산하 시설의 재생에너지 발전용량을 2023년까지 4,280MW(4.28GW)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원전 4기 분량을 대체할 태양광 전기를 농어촌공사가 공급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올해 3월 김인식 현 사장이 부임한 뒤 이 계획은 재검토됐고, 결국 지난주 ‘2022년까지 422MW의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으로 대폭 축소 조정됐다. 1년 만에 공사 스스로 목표치를 10분의 1로 줄인 셈이다.

농어촌공사의 태도 급변은 현실적 난관 때문이었다. 공사는 작년에만 전국 709개(발전량 1,743MW 규모) 저수지에 태양광 설치 사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저수지에 태양광 패널이 덮이면 햇빛을 가려 수중 녹조가 심해지고 △태양광 설비에서 오염 물질이 배출될 수 있다며 거세게 반대했다. 태양광 설비가 경관을 해칠 거란 우려도 컸다. 실제 강원 고성(도원저수지) 경기 안성(반제저수지) 충북 옥천(이원개심저수지) 전북 완주(대아ㆍ동상 저수지) 등에선 주민들이 반대 시위까지 벌였다. 결국 공사는 지난해 한 곳에서도 수상 태양광 시설을 착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식 사장은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현실을 인정했다. 그는 “지난해 다소 무리하게 추진했던 것 같다. 주민 동의를 최우선으로 하되, 기능 및 경관 유지, 환경, 안전 등 요소를 고려해 (공사의 목표를) 새로 정립했다"고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앞으론 대규모로, 밀어붙이는 식으로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그래픽=강준구 기자

 ◇전국 곳곳에서 태양광ㆍ풍력도 파열음 

이는 농어촌공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계획에 따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2008년 46건이던 태양광시설 허가건수는 작년 6월 2,799건으로 늘었다. 태양광 시설로 전용된 농지면적도 2016년 505.8ha→2017년 1,437.6ha→2018년 3,675.4ha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곳곳에서 환경훼손 논란과 주민 반발이 빗발치고 있다. 작년엔 청송, 영양, 영덕군 등 경북 지역 곳곳에서 풍력발전소 건설을 놓고 주민과 사업자, 지방자치단체간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를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는 게 정도(正道)는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풍력ㆍ태양광을 확대하면 전기를 얼마나 생산할 수 있고, 그에 따른 환경적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 등 현실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정치적 당위로 밀어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에너지 정책은 실현가능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지금은 검증이 안 된 채로 너무 과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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