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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위터 제안에 북측 정색 화답… 북미 정상, 판문점서 정말 만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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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위터 제안에 북측 정색 화답… 북미 정상, 판문점서 정말 만나나

입력
2019.06.2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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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한국 방문 기간에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한국 방문 기간에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트위터로 전격 제안한 북미 정상의 ‘비무장지대(DMZ) 깜짝 회동’이 정말 실현될 수 있을까. 희박하리라는 예상이 우세하던 성사 가능성이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북한 측의 ‘정색 화답’이 거의 곧바로 이어지면서 점차 커지는 형국이다. 남북미 3자 정상회담까지 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방한 당일 트위터를 통해 이뤄진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장난 같았다. 그는 오사카(大阪)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방일 중인 29일 오전 트위터 글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사실과 이날 오후 방한 일정 등을 언급한 뒤 “그곳에 있는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DMZ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say Hello)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늘 아침 생각한 것”이고 “김 위원장에게도 만나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 속을 떠본 것”이라는 게 취재진에게 한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이었다. 앞서 그는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떠나기 전 백악관 기자들에게 “이번 방한 중 김 위원장과 만날 계획은 없지만 ‘다른 형태’로 그와 이야기할 수 있다”고 했었다.

그러나 5시간여 뒤 분위기가 반전됐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통해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는 뜻밖의 전향적 반응이 담긴 화답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다. 담화에서 최 제1부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대로 분단의 선에서 조미수뇌상봉(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두 수뇌분들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친분 관계를 더욱 깊이하고 양국 관계 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 측이 ‘DMZ에서의 깜짝 만남’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고 전하면서 “김 위원장과 만나게 될지 모른다. 어떻게 될지 보자”고 했다. ‘DMZ를 넘어 북한 땅을 밟을 수도 있냐’는 질문에는 “매우 편안하게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 없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는 게 외신들 전언이다.

커진 기대감과 상관없이 실제 김 위원장 호응으로 DMZ 전격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우선 정상 간 만남이 즉흥적으로 성사된 선례를 찾기 어렵다. 친밀한 한미 및 미일 정상 간 만남도 경호와 일정 등 사전 준비 없이 이뤄지기가 쉽지 않다. 최근 친서를 교환하는 등 ‘친분 유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북미는 70년 이상 적대 관계를 이어온 사이다. 하루 만에 북미 정상 회동을 위한 실무 협의가 일사천리로 매듭지어질 개연성은 거의 없다.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판문점으로 향하는 동향 등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최근 북미 사이 분위기도 썩 좋지 않다. 올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뒤 협상 교착을 감내하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 최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 입장에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호출에 곧장 달려온다면 딱히 득 될 게 없다고 판단할 공산이 크다. 조바심만 드러내는 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27일 담화에서 “미국이 쌍방의 이해관계에 다 같이 부합되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할 생각은 하지 않고 대화 재개를 앵무새처럼 외워댄다고 하여 조미대화가 저절로 열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미국과 대화를 하자고 하여도 협상 자세가 제대로 되어 있어야 하고 말이 통하는 사람과 협상을 해야 하며 온전한 대안을 가지고 나와야 협상도 열릴 수 있다”고 미국에 주문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동행 가능성도 호재는 아니다. 근래 반응을 볼 때 남측이 중재자로 나서는 게 북측은 마뜩지 않다. 권정근 국장이 담화에서 “(북미) 협상을 해도 조미가 직접 마주앉아 하게 되는 것만큼 남조선 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니 ‘참견 말라’고 했고, 북한 선전 매체들도 최근 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 연설 발언 등에 대해 연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만남이 극적으로 성사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둘 다 예측을 불허하는 과감한 리더십과 즉흥적 스타일을 지금껏 보여준 데다 난항을 겪고 있는 협상과 별개로 두 지도자 간 관계는 여전히 우호적이라는 게 북미 양측의 공언이어서다. 톱다운(하향식) 협상 방식에 대한 미련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쇼맨십에 얼마나 전향적으로 호응해줄지가 관건이다.

만에 하나 북미 정상의 전격 회동이 성사될 경우 양측이 서로 요구 중인 비핵화 및 상응조치를 제대로 논의하는 3차 북미 정상회담이기보다는 지구상 마지막 냉전지 접경이자 분단 아픔이 서린 곳에서 열리는 상징적 약식 이벤트가 될 거라는 전망에는 외교가에서도 이견이 없다. “그가 거기 있다면 우리는 서로 2분간 보게 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 역시 이번 회동은 짧은 조우일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서였을 공산이 크다. 하지만 정식 회담이 아니어도 DMZ에서 북미 정상이 악수하는 장면이 생중계될 경우 공식 대화 재개 신호로 국제사회에 받아들여질 수 있는 데다 DMZ를 찾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월경이라도 한다면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북한 땅을 밟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전격 회동이 3차 북미 정상회담의 디딤돌이 되는 건 물론이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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