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꽃을 좋아하는 교사 김모(31)씨는 방학을 맞아 다음달부터 서울 시내 호텔에서 매주 1시간씩 꽃꽂이 수업을 들을 계획이다. 회당 수업료가 10만원이지만 김씨는 “검증된 전문가가 소규모로 진행하는 클래스여서 믿을 수 있고 음료 등 제공되는 호텔 부대 서비스도 있어 수업료가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호텔들이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호텔에서 숙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요리, 칵테일, 꽃꽂이, 미용, 운동 등을 배울 수 있다. 주52시간 근무제의 정착 영향으로 여가 시간이 늘어나고, 호캉스(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를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유명인사가 진행하는 강연 프로그램부터 커피, 와인, 칵테일, 꽃꽂이 등 체험 클래스 등 선택의 폭도 넓다. 10여 개 문화 프로그램 ‘살롱 드 레스케이프’를 운영하는 서울 중구 레스케이프 호텔은 이달 29일 정은주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초청해 인테리어 등에 관한 토크쇼를 진행한다. 다음달에는 조승연 작가의 인문학 북토크, 설채현 수의사의 반려동물 세미나 등이 열릴 예정이다.
서울 강남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34층 프렌치 레스토랑 ‘테이블 34’에서 쿠킹 클래스를 연다. 레스토랑을 예약하면 프렌치 전문 요리사에게 요리를 배우고, 점심식사도 할 수 있다. 식사를 겸해 요리를 배울 수 있어 30~40대들의 소모임 장소로 인기가 높다.
서울 중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은 무더위를 피해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활동을 찾는 고객 대상으로 7월 9일부터 8월 27일까지 8주간 진행하는 ‘서머 플라워 클래스’를 마련했다.
서울 강남 JW메리어트 서울 ‘모보 바’는 바텐더와 함께 나만의 칵테일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는 칵테일 클래스를 연다. 모보 바에서 제공하는 와인을 보관하는 대형 와인 셀러와 야외 정원을 둘러보면서 칵테일과 와인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호텔 관계자는 “호텔의 문화 프로그램들은 단순히 숙박시설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복합문화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게 하는 요소”라며 “도심에서 휴가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에서 쉬면서 평소에 쉽게 하지 못했던 이색적인 체험도 할 수 있다. 트레킹과 요가 등 야외 레저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제주신라호텔은 7~8월 승마와 요트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부산 웨스틴조선호텔도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송정 바다에서 서핑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호텔 관계자는 “유아 동반 가족 등 호텔 내에서 휴식을 취하면서도 실속 있게 새로운 체험을 하고자 하는 국내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고 설명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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