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국회 ‘적격 보고서’ 채택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가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악의적 체납에 강력히 대응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일선 세무서에서도 체납자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망설이 제기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체납 세금에 대해선 “징수를 위해 은닉재산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6시간가량 청문회를 진행한 뒤 적격 의견으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악의적 체납에 대한 징수율이 1.3%에 불과하다는 지적에 “지방청의 체납추적 전담팀을 통해 호화생활 체납자에 대한 재산 추적조사를 강화하고 있다”며 “일선 세무서도 체납징수 조직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내년엔 이를 정규 조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회장의 체납액 징수와 관련해선 “국내 재산을 철저히 환수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그분들(정 전 회장 일가)이 주로 해외에 있는 만큼 해외 과세당국과 협조 체제를 가동해 징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 전 회장은 증여세 등 2,225억원을 체납해 고액 체납자 명단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체납액이 300억원에 달하는 정 전 회장 아들 한근씨의 재산 환수에도 노력해달라”(김정우 민주당 의원)는 당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국세청이 종합부동산세를 초과 징수하고도 환급에 소극적이란 질타에 김 후보자는 “어제(25일) 환급 대상자에게 개별 통지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해 7월 국세청이 과다 징수한 2015년분 종부세를 돌려주라고 판결했지만, 국세청은 당사자에게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청문회 전날에야 환급 신청 안내문을 발송했다. 그간 알아서 관할 세무서를 찾아가야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보니 지금까지 환급 받은 납세자는 총 대상자 28만명 중 1만7,800명뿐이다.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은 국세청이 뒤늦게 환급 사실을 통보하면서도 신청서를 요구한 점을 비판하며 “잘못 걷은 돈이 있다면 국세청이 적극적으로 (대상자를)직권 파악해 돌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달 1일 시행 예정인 주류 불법 리베이트 처벌 관련 고시 개정안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지적에는 공감을 표시했다. 김정우 의원이 “방향성은 공감하지만 이해관계자들이 많은 만큼 목표했던 시행 시기에 얽매이지 말고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달라”고 주문하자, 김 후보자는 “새로 시행되는 제도가 부작용 없이 안착될 수 있도록,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내용을 보완하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국세청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부동산 대책 발표 때나 한유총 사태 때 국세청장이 다른 부처 장관들과 나란히 서서 ‘정권의 호위무사’ 행세를 하고 있다”며 “국세청이 정치적 도구가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요구가 있어도 직을 걸고 거부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소유한 서울 용산구 주택이 2007년 이후 공시가격 평가를 받지 않아 종합부동산세가 과소 부과되고 있다”며 “12년간 현장에 나가보지도 않고 공시가격을 누락한 것은 국세청이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해당 주택이 지난해 철거됐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구체적 상황은 정확히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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